최고위, 1차 내정자 71명 중 4명 인준 보류
진수희 “이재오 당대표 돼야” 당권논쟁 점화
■ 한나라 공천갈등 확산
한나라당이 4월 총선 공천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공천심사위원이 계파적 시각에서 심사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천에 대해 작심한 듯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공천심사위원회가 확정한 공천 내정자 71명 중 4명이 도덕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며 인준을 보류하기도 했다.
○ 공천 공정성 논란 확산
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일부 공심위원 중 지나치게 계파적 시각에서만 심사에 임하는 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공심위원 교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당내에선 강 대표가 지목한 위원이 K, L, K 씨라는 얘기가 돌았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강 대표가 지적을 했는데, 저도 비슷한 우려가 있다”고 동조했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강 대표의 한 측근은 “공천이 ‘계파 나눠 먹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경고하는 동시에 공심위원들에게 가해지는 압력도 차단해 주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최고위원회는 이날 당 윤리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한 서울 은평갑(김영일 전 강릉MBC 사장), 강북을(안홍렬 당협위원장)과 충남 서산-태안(김병묵 전 경희대 총장), 경기 안성(김학용 전 경기도의원) 등 4곳의 인준을 보류했다.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이에 대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도덕성 논란 ‘공천 최대 복병’ 부상
일부 공천 내정자가 재심 절차를 밟게 되자 비리 전력이 있거나 당의 징계를 받은 예비후보들의 공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력행위로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K 의원, 2006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 헌금’ 논란을 일으켰던 중진 K 의원과 P 의원, 국정감사 피감기관인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두 명의 K 의원의 공천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최근 공심위에 윤리위 징계를 받은 50여 명의 명단을 전달한 바 있다.
한 당직자는 “도덕적 흠결이 있는 사람을 공천할 경우 당이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최고위원회가 강수를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차기 당권 경쟁도 불붙나
한편 진수희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7월 전당대회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말해 포스트 당권 경쟁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전 최고위원의 측근인 진 의원은 “(새 정부가) 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으려면 이명박 대통령과 많은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진 의원은 “총선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상황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총선부터 잘 치러 놓고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명박계’의 한 의원은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안 그래도 장관 후보자 인선 파동으로 총선 승리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지금 상황에서 당권 논쟁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한나라당 3차 공천 내정자(37명) | |
지역 | 이름 |
인천(1명) | 이윤성(남동갑*) |
경기(1명) | 남경필(수원 팔달*) |
충북(2명) | 한대수(청주 상당) 송광호(제천-단양) |
충남(3명) | 김태흠(보령-서천) 이훈규(아산) 정덕구(당진) |
대전(2명) | 윤석만(동) 이창섭(대덕) |
전북(11명) | 곽재남(전주 완산갑) 김정옥(전주 완산을) 최재훈(전주 덕진) 이종영(군산) 임석삼(익산갑) 김영배(익산을) 이남철(정읍) 유병수(남원-순창) 정영환(김제-완주) 장용진(진안-무주-장수-임실) 김종훈(고창-부안) |
전남(10명) | 천성복(목포) 주봉심(여수갑) 심정우(여수을) 김기룡(순천) 김창호(나주-화순) 김광영(광양) 장귀석(고흥-보성) 채경근(장흥-강진-영암) 설철호(해남-완도-진도) 한남열(함평-영광) |
광주(7명) | 김태욱(동) 정순길(서을) 노영복(남) 이가연(북갑) 김천국(북을) 조재현(광산갑) 강경수(광산을) |
*는 지역구 현역 의원. 자료: 한나라당 |
▼親朴 현역의원 첫 공천 탈락
공심위, 호남-충청 등 내정자 37명 추가 발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4월 총선에서 호남과 충청권, 인천, 경기의 공천 내정자 37명의 명단을 3일 발표했다.
충남 아산에서는 친(親)박근혜 계열인 이진구 의원이 탈락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구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현역 지역구 의원 중에는 인천 남동갑의 이윤성 의원과 수원 팔달의 남경필 의원이 후보로 내정됐다.
충북은 청주 상당의 한대수 전 청주시장과 제천-단양의 송광호 전 의원이 후보로 내정됐다. 이들은 모두 친박 계열이다.
충남은 보령-서천에서 김태흠 전 충남 정무부지사가, 아산에서 이훈규 전 대전지검장이, 당진에서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포기하고 입당한 정덕구 전 의원이 공천을 내정받았다.
대전 동에서는 윤석만 전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대덕에서는 이창섭 충남대 교수가 후보로 결정됐다.
광주는 조재현 광주시당 부위원장(광산갑) 등 7명이, 전북은 곽재남 동아종합건설 대표이사(전주 완산갑) 등 11명이, 전남은 주봉심 서남조경 회장(여수갑) 등 10명이 낙점을 받았다. 호남 지역은 대부분 친이명박 계열이 내정됐다.
한나라당은 4일에는 대구 경북 지역 신청자에 대한 본심을 진행한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