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일부 공심위원 교체할 수도” 경고

  • 입력 2008년 3월 4일 02시 59분


“내가 왜 탈락?” 읍소… 반발… 시위… 한나라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하며 구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희 의원(위)은 강재섭 대표를 찾아가 읍소했으며 김영숙 의원(가운데)은 공심위원인 임해규 의원에게 탈락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배일도 의원(아래)은 모자를 쓰고 최고위원회의장을 찾아가 시위를 했다. 안철민 기자
“내가 왜 탈락?” 읍소… 반발… 시위… 한나라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진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하며 구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희 의원(위)은 강재섭 대표를 찾아가 읍소했으며 김영숙 의원(가운데)은 공심위원인 임해규 의원에게 탈락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배일도 의원(아래)은 모자를 쓰고 최고위원회의장을 찾아가 시위를 했다. 안철민 기자
“지나친 계파적 시각으로 심사” 공정성 논란

최고위, 1차 내정자 71명 중 4명 인준 보류

진수희 “이재오 당대표 돼야” 당권논쟁 점화

■ 한나라 공천갈등 확산

한나라당이 4월 총선 공천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공천심사위원이 계파적 시각에서 심사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천에 대해 작심한 듯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공천심사위원회가 확정한 공천 내정자 71명 중 4명이 도덕성과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며 인준을 보류하기도 했다.

○ 공천 공정성 논란 확산

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일부 공심위원 중 지나치게 계파적 시각에서만 심사에 임하는 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공심위원 교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당내에선 강 대표가 지목한 위원이 K, L, K 씨라는 얘기가 돌았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강 대표가 지적을 했는데, 저도 비슷한 우려가 있다”고 동조했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강 대표의 한 측근은 “공천이 ‘계파 나눠 먹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경고하는 동시에 공심위원들에게 가해지는 압력도 차단해 주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최고위원회는 이날 당 윤리위원회가 문제를 제기하며 재심을 요구한 서울 은평갑(김영일 전 강릉MBC 사장), 강북을(안홍렬 당협위원장)과 충남 서산-태안(김병묵 전 경희대 총장), 경기 안성(김학용 전 경기도의원) 등 4곳의 인준을 보류했다.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이에 대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도덕성 논란 ‘공천 최대 복병’ 부상

일부 공천 내정자가 재심 절차를 밟게 되자 비리 전력이 있거나 당의 징계를 받은 예비후보들의 공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력행위로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K 의원, 2006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천 헌금’ 논란을 일으켰던 중진 K 의원과 P 의원, 국정감사 피감기관인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두 명의 K 의원의 공천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은 최근 공심위에 윤리위 징계를 받은 50여 명의 명단을 전달한 바 있다.

한 당직자는 “도덕적 흠결이 있는 사람을 공천할 경우 당이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최고위원회가 강수를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차기 당권 경쟁도 불붙나

한편 진수희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7월 전당대회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고 말해 포스트 당권 경쟁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전 최고위원의 측근인 진 의원은 “(새 정부가) 전반기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으려면 이명박 대통령과 많은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진 의원은 “총선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상황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총선부터 잘 치러 놓고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명박계’의 한 의원은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안 그래도 장관 후보자 인선 파동으로 총선 승리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지금 상황에서 당권 논쟁을 벌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한나라당 3차 공천 내정자(37명)
지역이름
인천(1명)이윤성(남동갑*)
경기(1명)남경필(수원 팔달*)
충북(2명)한대수(청주 상당) 송광호(제천-단양)
충남(3명)김태흠(보령-서천) 이훈규(아산) 정덕구(당진)
대전(2명)윤석만(동) 이창섭(대덕)
전북(11명)곽재남(전주 완산갑) 김정옥(전주 완산을) 최재훈(전주 덕진) 이종영(군산) 임석삼(익산갑) 김영배(익산을) 이남철(정읍) 유병수(남원-순창) 정영환(김제-완주) 장용진(진안-무주-장수-임실) 김종훈(고창-부안)
전남(10명)천성복(목포) 주봉심(여수갑) 심정우(여수을) 김기룡(순천) 김창호(나주-화순) 김광영(광양) 장귀석(고흥-보성) 채경근(장흥-강진-영암) 설철호(해남-완도-진도) 한남열(함평-영광)
광주(7명)김태욱(동) 정순길(서을) 노영복(남) 이가연(북갑) 김천국(북을) 조재현(광산갑) 강경수(광산을)
*는 지역구 현역 의원. 자료: 한나라당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親朴 현역의원 첫 공천 탈락

공심위, 호남-충청 등 내정자 37명 추가 발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4월 총선에서 호남과 충청권, 인천, 경기의 공천 내정자 37명의 명단을 3일 발표했다.

충남 아산에서는 친(親)박근혜 계열인 이진구 의원이 탈락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구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현역 지역구 의원 중에는 인천 남동갑의 이윤성 의원과 수원 팔달의 남경필 의원이 후보로 내정됐다.

충북은 청주 상당의 한대수 전 청주시장과 제천-단양의 송광호 전 의원이 후보로 내정됐다. 이들은 모두 친박 계열이다.

충남은 보령-서천에서 김태흠 전 충남 정무부지사가, 아산에서 이훈규 전 대전지검장이, 당진에서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포기하고 입당한 정덕구 전 의원이 공천을 내정받았다.

대전 동에서는 윤석만 전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대덕에서는 이창섭 충남대 교수가 후보로 결정됐다.

광주는 조재현 광주시당 부위원장(광산갑) 등 7명이, 전북은 곽재남 동아종합건설 대표이사(전주 완산갑) 등 11명이, 전남은 주봉심 서남조경 회장(여수갑) 등 10명이 낙점을 받았다. 호남 지역은 대부분 친이명박 계열이 내정됐다.

한나라당은 4일에는 대구 경북 지역 신청자에 대한 본심을 진행한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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