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IQ 430?… 전문가 “나올 수 없는 수치”

  • 입력 2007년 12월 2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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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선에서 0.4%의 득표율로 7위를 기록한 기호 8번 허경영(60) 경제공화당 후보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허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내 지능지수(IQ)가 430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을 지냈다”는 등 기상천외하고 믿기 어려운 말들을 쏟아내 누리꾼 등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인터넷에서 ‘허 본좌(‘카리스마가 있는 사람’ 또는 ‘숭배받는 사람’이란 뜻)’로 불리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정당제 폐지 △신혼부부에게 1억 원 지원 등 다소 황당한 공약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선 이후에도 허 후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허 후보가 그동안 쏟아낸 주장들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IQ 430인가?=허 후보는 자신의 IQ가 430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 머릿속에 그대로 복사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IQ 430’은 나올 수 없는 수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발달심리 전문가인 서울대 심리학과의 한 교수는 “IQ 430이라는 수치는 학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지능검사로는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IQ는 평균이 100점이고 130점 이상이면 영재로 분류된다”며 “최대 150점 정도까지는 측정할 수 있지만 150점이 나오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을 지냈다?=허 후보의 공식 선거 공보문건에는 그가 박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을 지냈다고 기록돼 있다.

그는 “10년 동안 은밀하게 박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을 하며 새마을운동과 방송통신대, 반도체 산업을 실현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물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허 후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군에 입대해 논산훈련소에 있다가 청와대에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보안사령부 소속으로 비선처럼 움직여 기록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자 등록을 할 때는 ‘박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이란 문구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허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방송통신대 법학과 졸업장과 학위증명서를 제출했다.

방송통신대(설립)를 실현시켰다는 그의 주장이 사실이면 그는 방송통신대를 설립하도록 기여하고 직접 입학한 셈이 된다. 방송통신대가 개교한 1972년에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방송통신대 법학과 관계자는 “허 후보가 법학과를 졸업한 것은 확실하다”며 “2002년이나 2003년에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출생의 비밀?=허 후보는 언론 인터뷰와 자신의 미니홈피 등에서 1950년 1월 1일 서울에서 태어나 6·25전쟁 기간에 부모를 잃고 농부, 승려, 목사의 양자로 입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대기업 A 회장의 양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19세 때 어렵게 장사를 하며 대학입시 준비를 할 때 우연히 A 회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더니 양자로 들여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대기업 관계자는 “대선 며칠 전 허 후보가 그런 주장을 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지만 어이가 없어서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고 무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50년 1월 1일 태어났다는 허 후보의 주장도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1947년 7월생’이라는 내용과 다르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혼담?=허 후보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나와 박 전 대표 사이에 혼담이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13일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혼담이 오간 것과 관련해 박 전 대표가) 크게 반발한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허 씨가 최근 박 전 대표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고 제시하고 있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고 허무맹랑한 허위 사실”이라며 “허 씨를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11월) 검찰에 고소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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