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득표 文 한푼도 못받아… “사재만 100억 써”
20일 오전 9시, 대선 캠프 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로 사무실 5층에 속속 모여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캠프 인사들은 한결같이 “개표 결과를 보느라 오전 2시까지 마음 졸였다”며 “그나마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득표율은 15.6%에서 계속 떨어지기 시작해 전국 개표율 89%일 때 15.1%가 되면서 캠프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최종적으로 이 전 총재는 15.07%를 득표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에서 15% 이상 득표한 후보들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사용한 선거비용(선거비용 제한액인 465억9300만 원 이하)을 전액 정부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다. 득표율 10∼15%인 후보는 절반만 받게 된다.
이 전 총재 측은 홍보, 유세 등에 150억 원 정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만8031표만 적게 받았어도 득표율이 15%에 못 미쳐 절반인 50억 원 이상 보전을 받지 못할 뻔한 것.
캠프 관계자는 “15% 득표로 선거비용 전액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국민의 세금으로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만큼 영향력을 인정받았다는 명분을 부여할 수 있어 앞으로 (총선을 앞둔 신당 창당 등) 정치 행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안도했다.
반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타격이 크다. 김갑수 대변인은 “정확하진 않지만 문 대표 사재(私財)로만 100억 원 정도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은 기대했던 10% 이상을 얻지 못하고 5.8% 득표에 그침에 따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문 대표 외에 득표율 5∼10위 후보들도 선거비용을 전혀 받지 못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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