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李후보 BBK 무혐의’ 결론…이회창의 선택은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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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하라, 이회창.”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등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짓자 한나라당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출마 명분 자체가 사라진 만큼 ‘살신성인 하겠다’는 출마선언 당시의 약속을 지켜 사퇴하고, 필요하면 복당(復黨)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 측은 “정체성이 불분명한 이명박 후보로의 정권교체는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가 아니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 한나라 “예비 후보 효용가치 사라졌다”

이회창 후보가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할 즈음 이회창 후보 주변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예비(spare) 후보론’을 내세웠다. 검찰 수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치명적인 문제가 드러날 경우 정권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예비 후보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이명박 후보의 한 측근 의원은 “예비 후보론은 이회창 후보 측이 내놓은 말”이라며 “이제 예비 후보의 효용가치가 사라진 만큼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회창 후보는 출마 이유가 소멸됐고 지지율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으니 (살신성인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라”라고 압박했다.

○ 昌,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둔 듯

이회창 후보 측은 ‘살신성인’ 약속의 의미를 한나라당이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한다. 몸을 던져 보수로의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것이지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물러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예비 후보론도 “캠프 일각의 생각이었다”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한 측근은 “이회창 후보는 정권교체다운 정권교체를 위해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4월 총선까지 치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엔 ‘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과 도덕성, 국가운영 비전으로는 진정한 보수를 대표할 수 없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촬영 :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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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사실없고 이면계약서는 위조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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