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정동영의 '자이툰 용병' 발언 협공

  • 입력 2007년 10월 25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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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5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전날 '용병' 발언에 대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정 후보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에 찬성한 이 후보를 겨냥, "이 후보는 한국군이 세계 용병의 공급원이 돼도 좋은 지 대답해야 한다. 전쟁터에 한국 젊은이들의 피를 내다 팔아 잘 살면 된다는 식의 가치를 추구해선 안된다"며 파병 연장 반대 입장을 역설했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논평에서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망발"이라며 "자이툰부대 장병은 물론 우리 군 전체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은 처사로 군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그러면서 "정 후보식으로 생각한다면 이 부분에 가장 책임있는 사람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사과요구를 하지 않느냐"고 되물은 뒤 "이라크 파병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그는 "대통령이 되면 자신이 국가원수가 돼 이끌게 될 부하장병들을 용병이라고 폄훼해서야 어찌 막중한 대통령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해외무대에서 선진강국 정상들을 볼 때 '자기나라 피 팔아서 잘사는 나라'의 원수로 생각할 것이 아니냐"면서 "그런 식이라면 노 대통령은 지난 4년간 한국 젊은이들의 피를 팔아 나라 잘 살면 된다는 식의 가치를 실현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날 대전을 방문,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의 용병 발언을 "군과 국민을 모독한 중대한 망언"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 후보는 "정 후보는 현정부를 계승하고 실질적 여당 후보라고 하면서 자이툰부대를 용병으로 매도했다. 자신의 지지표를 의식한 나머지 노인 비하 발언에 이어 국군과 국민까지 모독했다"면서 "국익이 민주이자 개혁인데 정 후보의 파병연장 반대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는 용병 발언으로 스스로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을 고백하고 있다"며 "국익을 팽개치고 대중선동을 계속하는 것은 개혁, 진보가 아니다. 국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개혁이자 진보"라고 역설했다.

유종필 선대위 대변인도 "자이툰 부대가 용병이라면 노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가 아니라 용병 총사령관이 되고, 국민 모두가 이라크에 젊은 피를 내다 판 사람이 되고 만다"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의 인식인지 도저히 믿기지 않고, 기본적인 자격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당의 '협공'에 대해 정 후보측은 전체적인 문맥을 읽지 않은 채 '억지 비난'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정 후보측 대변인인 최재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맥 전체를 놓고 이야기해야지 마치 자이툰 부대 전체의 명예를 훼손해다는 식으로 해명을 요구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난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정 후보의 전날 발언에 대해 "세계평화유지나 대한민국의 국익, 장병의 생명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석유이권 등 경제적 이득만을 노린 목적으로 파병을 연장해야 한다는 이명박 후보식 논리로라면 고작 용병으로서의 가치밖에 안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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