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의원들에 ‘李 때리기’ 지침 내려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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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가 치킨회사를 말하는 건가요?’ ‘예전에 이명박 후보가 (AIG)생명보험회사도 운영한 적이 있나요?’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최근 제기하는 의혹들이 예전 대선에서 위세를 떨친 ‘병역비리’ ‘호화빌라’ 의혹처럼 일반 대중에게 쉽고 자극적으로 와 닿지 않고 복잡하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23일에도 당 상임고문단 및 최고위원회 연석회의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역외펀드인 MAF에 관여했는지, 이 후보가 LK-e뱅크 이사회에 참석했는지를 해명하라”고 목청이 높았지만 정작 당내에서조차 “무슨 암호 같아서 우리도 잘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김효석 원내대표는 최근 소속 의원들에게 내부 공문을 보내 ‘단순하고 집요한 공격’ 지침을 내렸다. ‘이명박 후보 5대 의혹’을 대외적으로 얘기할 때 △BBK 주가조작 의혹 △AIG 국부 유출 의혹 △상암동 건설비리 의혹 △도곡동 땅투기 의혹 △천호동 뉴타운 비리 의혹 등으로 명칭을 통일해 줄 것도 주문했다.

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선전전에서는 광고 카피처럼 6∼8자 안에 메시지가 확 드러나야 하고 익숙지 않은 외래어 외국어는 피하는 게 기본인데 복잡한 경제 문제를 이렇게 단순화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내에도 일반인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네거티브 소재인 ‘부동산 투기’나 ‘호화 사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는 것.

이틀 연속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정동영 대선 후보 측이 23일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 부인 김윤옥 씨가 1000만 원짜리 가방을 사위에게 선물로 받아 들고 다닌 적이 있다”고 공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후보 측의 한 기획통 의원은 최근 “TV 토론에 나가면 다른 말은 다 빼고 ‘경박’한 ‘이명박’만 되풀이해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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