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내가 당뇨-심장병? 전혀 그렇지 않다”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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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4일 오후 개성공단 방문을 마치고 귀환하는 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물을 전달받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45분 북측 출입사무소 앞에 도착해 북측 환송 인사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하차했다.

박재경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노 대통령에게 송이버섯 한 상자를 열어 보여 주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드리는 선물을 갖고 내려왔다. 함북 칠보산에서 난 송이버섯 500상자이다. 총 4000kg(4t) 분량이다”라며 선물증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앞서 남측 대표단은 ‘냉동차를 보내 달라’는 북측의 요청에 따라 2일 방북하던 길에 차량을 대동했고, 이 차량에 송이를 싣고 귀경했다.

북측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9월 추석을 맞아 송이버섯 3t을 남측 방문단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선물로 보내 온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애초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은 오후 4시 47분경 환송 행사장인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도착했다.

김 국방위원장 주최 환송 오찬이 길어진데다 전날 하지 못했던 공동 식수(植樹)행사에 참석하느라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환송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먼저 도착해 노 대통령을 맞았으며, 노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려 북측 주요 인사들과 차례로 작별인사를 나눈 뒤 1분여를 걸어가며 연도에 늘어선 수많은 환송인파의 “만세”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이날 오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이 마련한 환송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오찬 도중 “(남측 언론에서)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심장병 연구가 좀 약해서 사람들도 불러다가 (심장병) 연구도 시키고, 보완하고 있는데 잘못 보도들을 하고 있다”면서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보도들을 하고 있다.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그래도 (남측에서) 나에 대해 크게 보도하고 있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경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합의문에 서명한 뒤 합의문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악수한 뒤 손을 맞잡고 높이 치켜들어 카메라에 포즈를 취한 뒤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이 공동선언은 3일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오후 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문안 작성이 시작돼 심야 협의를 거쳐 4일 발표 직전까지 20여 시간에 이르는 남북 양측 실무자 간 마라톤 조율을 통해 만들어졌다.

○…노 대통령은 4일 오후 평양 중앙식물원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대전 산림청 식물원에서 가져온 소나무를 기념 식수했다. 기념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가져온 흙을 합토(合土)하고 백록담과 천지의 물을 합수(合水)했다.

○…방북 첫날인 2일 김 국방위원장과 꼿꼿한 자세로 악수해 눈길을 모았던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4일에도 똑같이 악수했다. 이날 평양시내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 합의문 서명 후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힌 것.

평양=공동취재단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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