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무 데뷔' 포용과 탕평 강조…"섭섭함 눈녹듯 녹아"

  • 입력 2007년 8월 21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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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1일 국회 강재섭 대표실을 방문해 당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1일 국회 강재섭 대표실을 방문해 당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 외곽 생활을 청산하고 21일 마침내 당의 17대 대선 공식후보로 당에 신고식을 치렀다.

대선후보로 사실상 당 운영 전반에 대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 '당무 데뷔'를 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경선 과정에서 참 섭섭하고 '이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나, 경선이 끝나도 못 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경선이 끝나고 발표되는 순간 눈녹듯 녹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면서 경선 이후 당의 화합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오히려 그런 사람들에게 더 애정이 간다"면서 "최선을 다한 것 밖에 더 있겠느냐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선이 끝난 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하나 되는데 일절, 한 점의 편견도 없다"며 포용과 탕평을 강조했다.

그는 "혹시 상대 후보 측에 계셨던 분들 중에서 '난 안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분이 있으면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걸로 이해하고, 하나 되는 그런 포용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언급은 이 후보 스스로 경선 후유증 치유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후보로서 한 점 의혹없이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면서 "난 그렇게 살지 않았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우리 당원들이나 당직자들 여러분께서 '혹 이런 문제점은 있지 않나'고 하는 의구심을 가질지 몰라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에서 여권이 어떤 김대업식 수법을 쓰더라도 저 자신은 진실이 이긴다고 하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2002년과 2007년의 국민 의식과 모든 환경이 바뀌어져 있다. 전 진실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에서도 확신과 신념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당부했다.

그는 2002년 대선을 회상하며 "김대업이 나오고, 방송도 계속 나오니깐, (이회창 후보의) 대쪽같은 삶에 신뢰를 보내긴 했지만 '아들이 둘 있으니 하나쯤은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약간의 의구심도 가질 수 있었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이 후보에게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이 후보를 둘러싸고,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확고한 신념을 갖고 대했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후보 확정 뒤 당 공식회의에 첫 참석한 이 후보의 목소리에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고, 당당함이 배어났다. 지도부는 이날 이 후보에게 회의실 중간 좌석을 내주는 등 예우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지도부는 경선 뒤 '화합'을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회의가 열린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 벽면에는 전날 경선 결과 발표 뒤 이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활짝 웃는 가운데 축하의 악수를 나누는 사진을 담은 배경판도 선보였다.

강재섭 대표는 "새로 선출된 후보를 모시고, 우리가 정말 일치단결해 나가자는 각오를 다지고, 당선된 후보가 당에 들어와야 하니깐 앞으로 잘 모시고 나가자는 각오를 말씀드리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이 넓으면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다'는 '도대능용(道大能容)'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모두 힘을 합쳐서 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후보 중심으로 일치단합해 정권교체에 매진하자"(김형오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의 화합 관련 발언도 이어졌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전날 '깨끗한 승복'을 선언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과연 여장부였다. 남자들도 결코 하지 못한 원칙과 배짱을 보여줬다"면서 "명품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촬영: 신원건기자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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