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되찾는데 朴후보가 중심역할 해달라”

  • 입력 2007년 8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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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수락연설에서 당의 화합을 통해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룰 것을 다짐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20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수락연설에서 당의 화합을 통해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룰 것을 다짐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제17대 대통령 후보 당선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자리에서 일어선 뒤 박근혜 전 대표에게 다가가서 손을 맞잡고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3차례 반복했다.

이 전 시장은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눈 뒤 다시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 또 악수를 청하며 3, 4번 잡은 손을 흔들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제 이 순간부터 저를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 하나”라며 “세 명의 (경선)후보와 함께 국민의 여망인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원희룡 후보의 두터운 중산층을 만들자는 공약, 홍준표 후보의 서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공약, 박근혜 후보의 5년 후 선진국을 만들자는 공약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며 “오랜 기간 치열한 경쟁을 한 끝에 더 강한 화합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존경하는 박근혜 후보께서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앞으로 서로 빼고 줄이는 정치가 아니라 보태는 덧셈정치로 만들어 가겠다”며 “경제를 살리라는 요구와 분열된 사회를 통합해 달라는, 국민이 요구한 두 가지 시대정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북한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입고 있는 수해의 고통에 함께 관심을 가지자”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졌고,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들의 무사 귀환도 언급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의 경선 승복 발언에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조만간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정부에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지만 다음 정권으로 연기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박 전 대표가 경선 승복과 동시에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달라는 것에 대한 유보적 태도일 수도 있다. 당 화합을 어떻게 이루겠나.

“박 전 대표는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하자는 근래 정치에서 보기 드문 훌륭한 발언을 했다. 박 후보의 발언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함께 정권 교체에 큰 역할을 해줄 거라 믿는다.”

―박 전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맡길 것인가.

“경선이 막 끝났는데 선대위원장 제안은 시기적으로 급하다고 생각한다. 선대본부는 상대 당 후보가 경선을 통해 결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할 것이고, 그 전에는 당심을 하나로 모으는 데 전심전력을 쏟을 것이다. 박 전 대표와 조만간 만나서 상의하겠다.”

―상대 캠프 인사도 함께하는 건가.

“저를 지지했던 사람이나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관계없이 정권 교체를 위해 필요한 사람이면 적재적소에 쓰겠다.”

―앞으로 범여권의 검증 공세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비책은….

“앞으로 본선에서는 검증에 대해 나올 것이 없을 것이고, 있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투표 격차가 캠프 예상보다 적었다. 왜 그렇다고 보나.

“당원들이 여러 가지 네거티브 과정에서 다소 불안을 느꼈지 않나 생각한다. 이제 흩어진 당심이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전 시장은 정치인으로서 경력이 짧고 아웃사이더의 행보를 보였다는 평이 있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저는 당직을 가져본 적이 없다. 정치 경력도 짧다. 그러나 경제계 행정계 민주화운동 과정 등 여러 분야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경험을 쌓았고 글로벌시대 대통령으로서도 어느 정치인보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경력으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고 시대적 요구에 맞는 경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북 정상회담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례 없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연기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핵 문제나 국군포로, 이산가족, 납북자 등 국민이 바라는 의제가 정상회담에서 논의되면 다행이고, 국민이 바라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다소 무리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정권 교체 시 대북, 대미 관계는….

“전통적 한미관계를 회복하고 동북아시아의 안전과 경제협력을 위해서 (양국이) 주축이 되도록 하겠다. 한국이 통일된 이후에도 한미동맹의 관계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핵을 포기할 때까지는 상호주의가 필요하고, 핵 포기 이후에는 중국처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도와야 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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