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도곡동 땅 ‘김만제 발언’ 논란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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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의원 “감사서 李 소유로 알고있다 진술”

감사원 “국감서 의혹제기돼 물어봤던 것”

김만제 전 회장 “보고받은 소문 이야기한 것일 뿐”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서울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과 관련해 이 땅이 포스코건설에 매각된 1995년 당시 포철의 김만제 회장이 ‘이 전 시장의 땅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증언한 감사원 자료가 공개됐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 소속 김동철 의원이 20일 공개한 감사원의 1998년 ‘포철 경영관리실태 특별감사 문답서’ 필사본에 따르면 “도곡동 땅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명박 씨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는 감사원의 질문에 김 전 회장은 “예,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전 의원은 ‘언제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김광준 (포철) 상무가 위 땅을 매입했다고 저에게 보고하면서 알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이날 “감사원 감사 때는 보고 받은 소문을 이야기 한 것뿐”이라며 도곡동 땅이 실제 이 전 시장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한 얘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감사원 박수원 홍보관리관은 “문답서는 20일 오전 김 의원이 직접 열람하고 필사한 것이며 김 전 회장의 날인이 있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1998년 국정감사에서 박광태(현 광주시장)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의혹을 제기해 감사관이 포철 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 국정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박 시장은 “포스코개발이 매입한 도곡동 땅은 L 의원이 H건설 회장이던 시절 H건설이 조성한 택지로서 L 의원이 당시 H건설 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김재정 씨 명의로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땅은 1년 넘게 매물로 나와 있었으나 팔리지 않았고 포스코개발이 그 땅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은 “당시 감사원의 처분요구서는 도곡동 땅은 일반 주거지역이고 별도의 활용가치도 없는데 굳이 포스코개발 측이 매입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며 “이는 결국 도곡동 땅이 이 후보 소유였음을 김 전 회장이 알고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해 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서청원 상임고문은 “김 전 회장과 골프를 함께 하던 중 ‘포철 회장 재직 당시인 1993, 94년에 이 전 시장이 세 번 찾아와 도곡동 땅이 내 땅인데 포철에서 사 달라’고 부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서 고문의 폭로와 관련해 “이 전 시장이 (땅을 팔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소속) 서청원 상임고문의 주장은 (그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 씨는 서 고문을 ‘허위사실 공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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