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왕’이라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자가 있을까?”

  • 입력 2007년 6월 21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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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안희정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대통령을 왕이라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자가 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386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통령=나라의 왕’ 발언과 관련해 21일 사실이 왜곡됐고 자신에 대한 인격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일 부산 참평포럼 창립대회 초청강연에서 “임명제 기관이 ‘나라의 왕’ 입을 막으려 한다”며 노 대통령의 잇단 대선 개입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공격했다.

그는 강연에서 “선관위나 대통령 모두 헌법기구지만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만이 유일하게 정통성이 있는 권력이다. 선관위, 검찰총장, 헌법재판소 등은 정확히 자기위치를 잡아야 한다. 대통령은 나라의 왕이자 집안의 가장이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헌법기관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 때문에 논란이 확산되자 안 위원장은 21일 참평포럼 홈페이지에 발언을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로 지칭한 뒤 “사소한 오해의 소지는 있었을지라도 강연 전체의 기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사를 쓸 수가 없다”며 “(민주주주의자로서)논리적으로 절대 그럴(대통령이 나라의 왕이라고 생각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을 왕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대통령의 통치력 하나로 법과 제도를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는 낡은 정치문화가 새 정치로 나가기 위해서 꼭 극복돼야할 과제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며 “19일 강연의 기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저를 대통령을 왕으로 여기는 시대착오적인 사람으로 매도했다”며 “이런 인격 모독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묵묵히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 10년 동안 우리가 지켜왔던 가치, 우리가 거두었던 성과,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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