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유종필 “대선주자들 DJ 젖 뗄때 되지 않았나”

  • 입력 2007년 6월 2일 03시 01분


“이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젖을 뗄 때가 되지 않았나, 자립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민주당 유종필(사진) 대변인은 1일 국회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민주당이든 열린우리당이든 언제까지 DJ에게 의존하는 유아기적 정치를 할 건가 하는 반성을 해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DJ를 섭정이니 교시정치니 하는 왕조시대의 용어까지 동원해서 비방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면서 “최근 잇따른 동교동 면담은 DJ가 부른 게 아니고 이른바 범여권의 여러 대권주자들의 면담 요청을 동교동에서 수용한 것”이라고 일단 DJ를 옹호했다.

하지만 그는 “DJ가 한나라당의 무례하고 과도한 비판에 노출된 건 정치적으로 DJ를 이용하려고 했던 여러 대선주자들이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분을 현실정치에 끌어들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반성을 해 본다. 아무리 존경하고 좋아해서라지만 지나친 의존이 결과적으로 이분께 누가 되고 폐를 끼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의 발언은 한나라당의 DJ 비난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최근 DJ가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특정 그룹 배제론’을 비판하며 대통합을 촉구하고,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DJ의 힘을 빌려 대통합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을 경고하기 위한 ‘준비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가 계승하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한반도 운명을 개척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과 의미”라며 “유 대변인의 말은 정치권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인의 기본적인 자세를 망각했다.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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