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벨 사령관 '초강수 언급' 파장 예고

  • 입력 2007년 4월 25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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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방위비 균등분담 등에 관련한 '초강수' 발언이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벨 사령관이 미국 시각으로 24일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 측의 방위비 균등분담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기지 이전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힌 것이다.

벨 사령관은 이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50대 50 부담원칙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안되면 우리는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 재고를 포함해 미국 정부에 회계상 조치를 건의하도록 압박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 재고' 발언은 한·미간 합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다.

그는 또 전역미사일방어시스템(TMD)에 대해서도 "한국은 미국의 시스템과 완전 통합이 가능한 자체 TMD를 구매해 배치해야 한다"며 미국의 MD체제 편입을 사실상 요구했다.

미군 시스템과 완전히 통합 가능한 TMD는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군은 PAC-3의 구형장비인 PAC-2 48기를 2008년부터 독일로부터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벨 사령관의 이 같은 이례적 발언에 대해 군내에서는 겉으로는 덤덤한 반응이지만 주둔국 군사령관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한·미 합의를 바탕으로 한창 사업이 진행 중인 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해 주한미군사령관이 재고를 언급한 것에 대해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벨 사령관이 우리 측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청문회 자리에서 재배치 재고 등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지 재배치 재고 언급은 한국의 균등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기 위한 일종의 압박으로 보인다"며 현재 진행 중인 주한미군기지 이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올해 1월에는 이날 발언과는 달리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싸울 것"이라며 밝힌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벨 사령관의 이 같은 표현에 대해 미국 정부에 신중한 언행을 완곡히 부탁했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벨 사령관의 TMD 참여 요구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기구매 요구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미국 주도의 MD체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서면자료는 지난달 7일 하원 군사위에 제출한 자료와 동일한 내용으로 안다"며 "한· 대북 억제력을 위해 완벽한 군사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인식의 표현으로 본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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