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처,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 발표

  • 입력 2007년 3월 22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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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는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실시한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에 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홍보처는 올해 1월부터 재외공관을 통해 미국, 영국, 독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의 브리핑제 운영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청사 등 국내 주요 부처의 기자실 운영실태도 조사했다.

노 대통령에게 전날 미리 보고된 이번 조사결과에는 기자실 폐지 여부 등 향후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홍보처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와 언론학계 및 기자협회 등 언론 관련 단체의 여론을 수렴, '취재 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마련한 뒤 다음달쯤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실태

OECD 국가들은 대부분 대통령실과 총리실 등 핵심부서 중심으로 브리핑실을 운영하고 있고 영국과 호주, 캐나다, 헝가리 등 내각제 국가는 의회에 브리핑실이 존재했다.

독일은 연방기자회견협회가 민간 건물을 임대해 정부대변인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브리핑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브리핑은 출입처에 등록된 기자나 언론단체가 발급한 프레스카드 소지자에게 공개되고, 미국의 경우 정부기관이 발급하는 출입증이 없는 기자는 신원조사 후 일일방문증을 받아 브리핑에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자실의 경우엔 영국·캐나다·호주 등 내각제 국가에선 대부분 의회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 국가에선 출입기자의 취재권리를 위해 '의회출입기자모임(Press Gallery)'이라는 비공식 모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는 정부 내에 기자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에 상주 기자실을 설치해 언론사별로 자리를 배치했고, 이탈리아는 총리실에 통신사 기자 중심으로 6명 정도가 상주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한국의 출입기자실과 비슷한 형태의 기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홍보처는 "대부분 선진국에선 정부내에 기자실을 두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언론사가 의회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며, 스위스는 독립된 미디어센터를, 스웨덴은 공동기자회견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홍보처는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선 백악관 및 각 연방정부 부처에 친목모임 성격의 출입기자단이 존재하고, 일본은 출입기자단만 오프더 레코드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홍보처는 "일본은 거의 전 부처에서 '기자클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폐쇄성과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보처는 "선진국은 주로 장관 중심의 브리핑 관행이 정착됐고, 기자의 사무실 임의 방문은 모든 국가가 불허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 대상 인터뷰 취재는 공보관실 경유가 일반적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선 공무원이 사전 협의 없이 취재에 응할 경우 서면경고나 내부 징계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홍보처는 또 "대부분의 국가에서 언론은 보도자료, 기자회견, 브리핑, 인터넷,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필요시 정보공개청구제도를 활용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정부와 언론의 관계는 견제와 균형, 투명성에 기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실태

한국의 경우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투명한 정보공개 및 공평한 취재기회 제공을 취지로 출입기자제가 폐지됐고, 현재 개방형 브리핑제도가 운영중이다.

이에 따라 과천·대전 합동청사 및 13개 단독청사에 37개의 브리핑실과 송고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청사의 경우 부처별로 송고실이 나뉘어 있고, 매체별로 좌석이 지정됐다. 중앙청사와 과천청사는 TV기자실이 별도로 설치돼 있다.

경찰청은 본청 및 14개 지방경찰청에 브리핑실을 운영하고, 서울 시내 주요 경찰서 8곳에는 기자실이 별도로 설치돼 있다. 검찰은 대검과 중앙지검, 광주고검 등 3개의 브리핑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기자실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보처는 "우리나라처럼 거의 모든 부처가 브리핑실과 송고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없다"며 "다른 선진국에 비해 브리핑실이 과다하고, 개방형 브리핑제도의 당초 개방 취지와 달리 송고실이 출입기자실화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홍보처는 송고실에 상주기자 고정좌석이 배치돼 사실상 출입기자실화된 상황에서 중앙행정기관 총등록기자 3162명 가운데 실제 상주기자는 480여명에 이르고, 부처별로 10~30명 내외가 상주한다고 밝혔다.

홍보처는 또 송고실의 출입기자실화와 관련해 "사실상의 기자단 및 간사제도가 운용되고 있다"며 "간사는 주로 엠바고 협의, 풀기자 구성 등 역할과 기자단 운영경비 집행 등 친목활동을 수행하고, 엠바고 파기 시 부처 기자단에서 송고실 출입제한 조치를 내린다"고 지적했다.

취재관행과 관련해 홍보처는 정부의 업무공간과 브리핑실 및 송고실이 분리돼 있지 않아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이 가능하고, 홍보관실을 통한 공식적 취재관행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정부가 현재 정부중앙청사 브리핑룸을 없애고 외교부 청사에 통합기자실을 만들어 기자들의 중앙청사 출입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홍보처는 "지금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답했다.

홍보처는 브리핑에 대해선 "선진국에 비해 횟수는 많은 편이지만 언론은 브리핑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며 "선진국은 일반 공무원보다는 공보관실을 축으로 공식적 취재시스템이 정착됐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관행이 정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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