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의원 방북시도 북한 거부로 무산된 듯

  • 입력 2007년 3월 22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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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북 강경파'의 대표적 인물인 정형근 의원이 지난달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측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부 당국과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지난달 초 기념사업회의 방북 예상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최근 통일부에 제출한 방북자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기념사업회는 북한측과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사업' 공동개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조선가톨릭교 중앙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당초 2월에 방북할 계획이었으나, 북측의 연기요청으로 이달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예정으로 돼 있으며, 함세웅 이사장과 영화 '도마 안중근'의 감독 서세원 씨 등 8명이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측도 "2월에 정 의원이 안중근 기념사업회측과 함께 방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결국 방북 신청은 없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정부 소식통도 "정 의원이 2월초에 함세웅 신부, 서세원 씨 등과 함께 방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방북이 무산된 정확한 이유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정 의원이 애초 방북을 계획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거부해 방북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강하게 비판해 온 한나라당 소속인데다 그 동안 '대북 강경발언'을 해온 정 의원에 대해 북측이 초청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날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제가 어떤 경로로 듣기로는 정 의원이 방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북 자체가 거절돼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치 한나라당 대북 정책 변화의 상징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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