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찬 “이명박 묵인 하에 기자 성접대” 주장

  • 입력 2007년 3월 21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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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위증교사 의혹(이른바 ‘이명박 X파일’)을 제기한 전 비서관 김유찬 씨가 이번에는 이 전 시장의 묵인 하에 기자들에 대한 성접대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21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이 전 시장을 보필할 당시 40여명 기자의 관리를 내가 전담했다”며 “언론인 관리는 1차 식사대접에 이어 2차, 3차 그 이상의 대접까지 직접 관할했기 때문에 소상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이 기자들 성접대까지 지시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기자 성접대는 이 전 시장의)지시 또는 묵인 하에 이뤄졌다”면서 “알고 있거나 또는 묵인 하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그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0여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해당 기자 명단을) 다 갖고 있지는 않지만 몇몇은 지금도 기억한다”며 “그런 기자들이 각 언론사의 주요 자리에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가 좀 진행되면 명단이 다 공개될 수도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밝혀지지 않겠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한 전날 자신의 주장을 토대로 방영된 MBC PD수첩 ‘검증인가? 음해인가?-이명박 리포트 논란’편에 대해 “객관적으로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서 많이 노력을 기울였다”며 “한나라당 후보검증위는 제가 제기했던 의혹에 대해 면죄부성 결론을 내려버렸는데, PD수첩 측에서 언론사 최초로 그 부분에 대해 정밀하게 추적해 들어갔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저는 이미 이 전 시장의 측근 의원 두 분과 권영옥 전 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일단 서울지검에 고발을 한 상태”라며 “검찰의 고소인 조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진실 규명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 수사과정에서 위증교사 핵심당사자인 이광철 전 보좌관을 직접 증인으로 채택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법률특보였던 정인봉 변호사와 연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서울대 선배인 정 변호사가 10년 만에 느닷없이 찾아와 96년 당시 상황을 물어봐 의아했다”며 “정 변호사가 찾아온 것을 가지고 자꾸 저와 특정 정치세력을 연계하는 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정인봉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전 시장을 폭로하는 책을 준비 중이라는 전 비서관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연락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었다.

한편 김 씨의 주장이 담긴 MBC PD수첩 방송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김대업을 연상시킨다”며 음해성 방송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장에는 “방송시간의 70% 가까이를 김유찬 씨 증언을 직접 인용하거나 뒷받침하는데 할애했다(강재섭 대표)”, “제 2의 김대업 사태를 연상시킨다. 새로 밝혀진 사실은 하나도 없는데 ‘이러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방송하는 것은 검증을 빌미로 한 음해(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라는 발언이 오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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