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대한민국 진보, 이제 달라져야"

  • 입력 2007년 2월 19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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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저는 이제 우리진보가 달라지기를 희망한다"며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필요하면 그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든 누구의 입에서 나온 것이든 채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기고한 '대한민국 진보, 달라져야 합니다'라는 글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유럽의 진보진영은 진작부터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노선은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유연한 진보'라고 붙이고 싶다. '교조적 진보'에 대응하는 개념이라 생각하고 붙인 이름"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의 이념성향에 대해 "저는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며, 그렇다고 한나라당이나 일부 정치언론이 말하는 그런 좌파도 아니다"면서 "저는 진보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이지만, 무슨 사상과 교리의 틀을 가지고 현실을 재단하는 태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시합격을 위해 유신헌법을 공부했고, 한때 이 일을 부끄럽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며 "그런데 유신과 5공은 저에게 새로운 사상에 접할 기회와 방황할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기도 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참여정부의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우스개 표현마저 심각한 논란이 되는 현실은 비극"이라며 "이 말은 참여정부를 교조적 사상으로 재단하는 현실을 비꼬아서 쓴 말일 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이니 더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저 때문에 진보진영이 다음 정권을 놓치게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 정권에 대한 지지가 다음 정권을 결정한다면 지난번에도 정권은 한나라당에 넘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다음 정권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일도 없고, 또한 대세를 잡고 있지 못한 지금의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다음 선거에서 민주 혹은 진보 진영이 성공하고 안 하고는 스스로의 문제이고,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저에게 다음 정권에 대한 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차라리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았더라면 진보진영이 행동하기 좋았을 것이라는 말도 있는 것 같다"며 "진보진영이 무엇을 잘해서 정권을 잡을 일이라면 참여정부 시대에도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반사적 이익을 보겠다는 말이라면 다음에도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세력 무능론에 대해 노 대통령은 "대단히 부당한 논리"라며 "지난 20여년 민주주의를 주도하고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민주진영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저는 지지도가 낮다고 하여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대두되는 최근 상황을 보면서 마음이 무겁다"면서 "(그러나) 민주세력의 공과 역시 시대적 요구를 중심으로 비교의 기준과 사실적 논거를 갖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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