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가고 싶어하는 與의원 있다” 탈당 이계안 주장

  • 입력 2007년 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열린우리당의 분화가 어지럽게 진행되고 있다.

임종인 이계안 의원에 이어 24일 최재천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세 사람은 개별적으로 탈당했지만 물밑에선 굵직한 흐름이 형성될 조짐도 보인다.

▽창조적 분열 후 다시 통합?=최 의원은 이날 탈당의 변에서 “무능과 무책임과 무생산의 질곡에 빠진 열린우리당은 창조적 분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과 가까운 천정배 의원도 ‘당 사수파와 신당파가 헤어져야 한다’는 쪽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정치적 생명력을 소진했으므로 일단 헤어진 뒤 각자 자기 역량을 극대화한 뒤 대선을 앞두고 상황 전개에 따라 다시 합치든지, 후보 연대를 모색하자는 것.

정동영 전 의장은 2·14전당대회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천 의원과 비슷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사수파 의원 중심의 혁신 모임에 속해 있는 김영춘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흩어져 차이를 분명히 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다시 모이는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중진 의원을 비롯한 중도파 의원들은 “부부도 이혼했다가 다시 결합하기 어려운데 세력과 세력이 헤어졌다가 어떻게 다시 뭉치느냐. 분열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 재선 의원들의 기류=열린우리당 내 일부 재선 의원은 당내 논의의 틀을 넘어 민주당 등 잠재적 통합 대상과의 논의를 진척시키고 있다.

김부겸 임종석 송영길 의원 등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만나 당적을 유지한 채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논의의 틀을 만들자는 데까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선 최용규 이종걸 의원도 당적을 유지한 채 재선 의원 중심으로 통합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쪽이다.

이들은 일단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을 엮는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 개혁 성향의 의원들까지 끌어들이자는 생각이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호응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민주당 혹은 한나라당 입당?=이계안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열린우리당 내에 한나라당으로 가고 싶어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구 사정이나 경제 문제에 대한 접근에 따라 그런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용·보수 성향의 의원들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김 원내대표도 “여당의 호남지역 의원 3, 4명이 최근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알려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민주당의 몸값 올리기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