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원자로 등 北 핵동결 용의”…김계관, 南대표에 밝혀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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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의 대북 유화 조치에 맞춰 핵 동결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핵 동결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상은 이날 베이징의 창안(長安)구락부에서 천 본부장과 오찬 회동을 하면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완화에 맞춰 평북 영변의 5MW 원자로 가동 중단 등 핵 동결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김 부상은 또 영변 원자로 동결 후 이를 확인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측의 입북을 허용할 수 있으나 IAEA가 다른 핵 시설을 사찰하는 것에는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귀국한 천 본부장은 “김 부상과 (핵 동결 등) 9·19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에 대해 논의했다”며 “늦어도 다음 달 둘째 주(5∼11일)에 재개될 6자회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지난주 독일 베를린의 북-미 회동에서 미국 측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인 북한의 일부 합법 자금을 풀어 줄 수 있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상당히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미국이 ‘핵 동결 시 평화체제 구축 및 대북 에너지 지원 방안 논의’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반응을 천 본부장에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본부장은 김 부상에게 한미 당국의 실무진 간에 논의 중인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이날 베이징에서 베를린 북-미 회동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족한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었으며 긍정적이었다”고 답변했다.

북한과 미국은 다음 주에 베이징에서 BDA 문제를 논의할 워킹그룹 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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