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분 동안 경제 언급 한마디도 없어” 재계 실망의 목소리

  • 입력 2006년 12월 23일 02시 56분


노무현 대통령의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 연설을 지켜본 경제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제계는 내년이 ‘대선의 해’이기 때문에 이번 대통령 연설이 정쟁과 갈등의 불씨가 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선거가 있는 해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기 때문에 정부가 차분하게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을 쏟아 내고 있으니 내년 경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계는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 경제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70분간의 연설 중에 경제 관련 언급이 단 한 부분도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며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를 ‘경제 살리기’에 올인(다걸기)해 주기를 기대했지만 이번 연설을 보고는 ‘허망한 바람’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시골 동네 이장이 막걸리 한잔 마시고 주민들을 상대로 불평을 털어놓는 모양새였다”며 “나라에는 격이 있고 대통령은 그 격을 지켜 줘야 하는데 대통령이 앞장서 나라의 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상대로 협박까지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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