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6자회담 16일 열자”…외교소식통 “5국 수용여부 논의중”

  • 입력 2006년 12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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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중국 측에 6자회담을 16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 측에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양자회동에서 미국이 제안한 영변 5MW 원자로 동결 등 6자회담 ‘초기 이행조치’에 대해선 의견을 밝히지 않고 16일 회담을 열어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정부에 전달했으며 각국은 북한이 초기 이행조치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6자회담을 개최할지 여부와 회담 개최 시기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6자회담을 일단 열어 놓고 초기 이행조치를 장기간 거부하면서 대북 금융제재 해제 등을 선결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북한의 16일 회담 개최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을 통한 대북 채널 등을 가동해 16일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초기 이행조치에 대해 어떤 자세로 나올 것인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달 말 베이징 북-미 회동에서 북한에 △영변 5MW 원자로 등 핵 활동 동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재입국 및 사찰 허용 △핵 프로그램 신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 시설 폐쇄 등을 요구했다.

미국은 또 당시 회동에서 “6자회담이 시작되면 워킹그룹을 만들어 북-미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자”며 북한을 설득했다.

북한은 미국에 6자회담 재개 시 미국이 취할 초기 이행조치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 해제와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등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거절했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될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일단 회담을 열어 시간을 벌려는 것 같다는 것이 관련국들의 분석이다. 또 일단 6자회담이 재개되면 미국과 한국 정부가 회담 결렬 시 국내 정치적인 부담을 우려해 북한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할 것으로 보고 회담 개최 제안을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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