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송민순 원톱 체제’…盧대통령, 외교장관 임명 강행

  • 입력 2006년 12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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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과 백종천 신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1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뒤 접견실로 가고 있다. 석동률 기자
송민순 신임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과 백종천 신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1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뒤 접견실로 가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일 한나라당이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며 임명을 반대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을 해 오면 20일 이내에 청문경과보고서를 정부에 보내도록 돼 있다.

송 장관의 경우 지난달 7일에 인사청문 요청을 했으나 한나라당이 ‘외교안보정책 파탄 책임’ 등을 물어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해 20일이 지났다.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이날 송 장관을 임명한 데 법 절차상 문제는 없다. 그러나 그가 정상적인 임명절차를 거치지 못한 것은 앞으로 장관 직을 수행하는 데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 내에선 이번 외교안보 라인 개편으로 ‘송민순 장관 원톱 체제’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송 장관은 올 1월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맡은 뒤 장관급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어 북한 핵 및 한미동맹 문제 등의 정책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그동안 통일부 장관이 맡아왔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송 장관이 맡아 NSC 중심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송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주외교’ 노선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한미동맹은 대외관계의 기본 축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非)외교관 출신인 김호영 외교부 제2차관은 취임사에서 “외교는 이제 전문 외교관만이 하는 특별영역이 아니다. 조직의 신축성을 높여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며 인사 개방과 조직 개편을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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