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장 '노대통령 발언 진의' 발언 문답

  • 입력 2006년 12월 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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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노무현 대통령의 전날 '신당 반대' 발언의 진의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이 실장의 모두발언과 문답.

◇모두발언

통합신당은 통합하는 대상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정체성을 지켜 발전시키는 데 대한 반대가 아니라 지역구도와 결합되고 회귀하는 신당논의를 반대한다는 뜻을 말한 것이다. 법적·역사적·정책적 정체성을 변화·발전시키는 신당 논의까지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다.

탈당문제를 기정사실화 하는데 대해 의견을 밝힌 부분이었다. 노 대통령의 일관된 정치 철학·지향·가치가 지역주의 반대이기 때문에 그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만 시대적 명분과 실리도 같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뜻에서 말한 것이다.

김근태 의장의 오늘 말씀("통합신당을 지역당으로 비난하는 것은 제2의 대연정 발언")은 상당히 유감스럽다.

지금까지 열린우리당에서 정계개편·통합신당 논의들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무성했지만 그 실체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고 말해 준 분도 없다.

민주당과의 통합문제를 얘기한 분들도 많이 있었고, 그런 차원에서 어제 대통령의 말씀을 대변인이 전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신데 대해서는 선후가 바뀐 느낌이다.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는 일 외에 무슨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안보·경제문제는 국내에 계실 때도 해외순방중일 때나 한시도 손을 떼거나 생각을 멈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당에서 '대통령은 정치에 손을 떼라'고 말을 하는데 무슨 정치를 어떻게 했다는 건지 설명도 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이 정치에만 매몰돼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지난 1년여간 사실상 국회가 표류를 면치 못했고 그 과정에서 밤낮 없이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흔들기를 해왔고 각종 주요 법안이나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문제를 처리해달라고 했는데 법적·상식적으로 전혀 온당치 않은 주장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들었다. 그런 정치 공세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 표명을 정치라고 한다면, 어느 나라 어떤 대통령도 그런 의견 제시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열린우리당도 모든 부분에 있어 대통령의 책임만을 말하고 있는데 과연 얼마만큼 책임 있게 임해왔던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정계개편이나 통합신당 문제 등 무성한 얘기들이 당론을 거쳐 얘기된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개별적인 정치입지를 위한 구시대적 차별화 전략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을만한 발언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했다.

특히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당에 대해 어떤 권한과 권력도 갖지 않다는 것은 열린우리당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열린우리당의 의회활동 대상은 한나라당이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몇 가지 열린우리당의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신 것을 가지고 (김 의장 등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정리하면 대통령은 탈당을 기정사실화 한 바도 없고, 정계개편이나 통합신당 문제가 열린우리당의 법적·역사적·정책적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과정의 문제로 봤을 때 거기에 대해 반대한 게 아니라 지역주의 또는 지역구도로서 지역당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심각하게 표명한 것이다.

◇일문일답

-지금 말은 대통령의 말인가?

"오늘 언론에서 '신당 반대'로 나오니까 아침에 티타임을 하면서 '내 본뜻은 이것인데'라는 말씀이 있었다. 탈당을 기정사실화 하는 보도에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 아니냐'는 말씀과 함께 당의 움직임에 대한 생각을 제가 전해드리는 것이다."

-신당 창당 반대가 아니라 민주당과의 통합 반대로 이해하면 되나?

"민주당도 지역주의나 지역구도 속에 있다. 열린우리당이 정체성을 유지·발전시키면서 변화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말씀드린다."

-김근태 의장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은 대통령 말씀인가?

"제 생각이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지역주의 회귀로 보는 건가?

"저는 분명히 지역구도에 회귀하는 구도로 파악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을 제외한 세력과 뭉치는 것으로 말하면서 그것이 왜 지역주의냐고 하는데…?

"지역주의가 아니라면 좋은건데, 실체 자체를 아직 누구도 자신 있게 얘기한 적도, 설명한 사람도 없다. 대통령께 당론을 들고 그 방향과 실체를 말한 분도 없는데 몇 달 동안 계속 신당 발언과 논의가 공식·비공식으로 제기되지 않았나."

-통합신당에 대한 실체도 없는데 왜 '지역당 반대·열린우리당 사수'를 언급했나?

"11월 말까지 구도에 대한 윤곽을 제시하겠다거나 9일쯤에 뭘 제시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느냐.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은 수석당원으로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에게 '손떼라'고 요구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은 무슨 의미인가?

"어쨌든 열린우리당도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다 터놓고 말하기 보다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래서 결국 국정의 반은 국회에서 입법과 동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의했는데, 그런 것까지도 오해하고 왜곡하는 것은 안타깝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보면 지역기반이 현실인데, 대통령은 이상을 말하고 있다.

"정치는 현실과 가치를 지향하는 이상이다. 대통령이 당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권한과 권력이 옛날과 다른데, 개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대통령을 흔드는 것은 그것이 차별화 전략인지는 모르지만 과거에도 그랬고 정치사에서 성공한 적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는 구조다. 서로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 했으면 한다."

-열린우리당은 지역당이라도 해야 한나라당과 대결할 수 있는 현실인데, 대통령이 신당을 반대하고 지역당이라고 하면 열린우리당은 갈 곳이 없지 않느냐? 그렇게 말할 거라면 대안이라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

"열린우리당이 있는데 왜 갈 곳이 없나. 왜 대통령이 대안을 내놔야 하나."

-열린우리당이 통합신당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하지만 최근 김근태 의장이 4번이나 면담요청을 했는데 거절한 데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다.

"통합신당 등의 움직임 자체가 당론으로서도 받아본 적도 없고, 개별적인 입장으로서만 표명돼 왔었다. 그런 개별적인 입장 하나하나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이 아니다."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못 지키는 신당을 반대하면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라는 의미인가?

"원칙과 의견을 말한 것이다."

-여당 지도부와의 직접 말할 생각은 없나?

"지도부를 초청했는데 언론에서 전면 거부라고 나오지 않았나."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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