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장민호씨 카지노 자주 출입”…돈출처 조사중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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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386세대 운동권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장민호(44·구속) 씨가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자주 드나든 정황을 확인하고 카지노에서 쓴 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번 사건 구속자의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이 장 씨의 혐의사실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카지노 출입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조사관은 장 씨에게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출입한 이유가 뭐냐” “카지노에서 쓴 돈이 중국에서 북측 공작원에게 받은 돈 아니냐” “하루에 900만 원을 탕진한 사실이 있느냐” “카지노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장 씨는 이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장 씨의 한 지인은 “장 씨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6억 원가량의 빚을 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장 씨가 카지노를 드나들다 거액의 빚을 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장 씨에 대한 국정원의 조사에 입회한 장 씨의 변호인은 “카지노에 출입해 돈을 탕진한 것이 혐의사실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항의한 뒤 장 씨에게 “앞으로의 신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조사관과 장 씨 변호인 간에 승강이가 벌어졌고, 결국 장 씨 변호인은 국정원 직원에 의해 조사실에서 쫓겨났다는 것. 이 사건의 변호인단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 과정을 소상하게 공개했다.

이 사건의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국정원 수사관이 적법한 절차 없이 변호인을 조사실에서 강제로 쫓아내는 등 장 씨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신청했다.

변호인단은 또 “장 씨의 변호인이 조사실에서 쫓겨나는 장면이 녹화된 조사실 폐쇄회로(CC)TV 테이프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전해 달라”는 증거보전신청도 냈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달 24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구속한 장 씨 등 3명의 신병과 수사기록을 10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송찬엽)에 넘긴다. 지난달 26일 체포한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0) 씨 등 2명은 13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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