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호 “김덕룡 선배, 당을 위해 스스로 떠나달라”

  • 입력 2006년 11월 8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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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이 지난 4월 부인의 공천비리 파문으로 정계은퇴를 검토하겠다며 의정활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복귀한 같은 당 소속 선배 정치인 김덕룡 의원에게 “당과의 관계를 정리하라”며 공개 탈당을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 의원은 7일 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김덕룡 선배와 강재섭 대표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북핵문제, 간첩문제, 치솟는 집값문제, 곤두박질치는 경제문제, 복합적인 난제로 나라가 어지러운 이 때에 김덕룡 선배의 정치적인 행보를 보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모든 의원들은 (공천비리 사태에) 엄청난 충격을 받으면서도 (정계 은퇴 등) 모든 것을 버리는 뜻이 담긴 김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연민을 느끼며 더 이상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잊혀질 만 하자 ‘나라 전체가 엄중한 상황에서 도덕적인 책임감을 느끼지만 의원직을 사퇴할 용기가 없었다’ 고 하면서 다시금 정치를 재개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선배가 하는 행동은 분명 우리 모든 당원들과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씻을 수 없는 과오가 될 것”이라며 “정치를 재개하시는 것은 김 선배의 정치적 판단이지만 그 전에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정리하시는 것이 최우선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리수를 둬서라도 정권 창출을 하겠다고 덤비는 열린우리당에게 한나라당은 어떤 빌미도 주어서는 안 된다”며 “최연희 의원과 박성범 선배도 한나라당을 위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당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의 김 선배의 처신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강재섭 당 대표에 대해서도 “김덕룡 의원의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규율을 세우시고 당 대표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 이 문제를 온정주의로 처리하면 앞으로 당내의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며 령이 서겠느냐”며 “지도부는 국민들의 눈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5선 중진인 김 의원의 부인 김모 씨는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 서초구청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받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몰수 4억1901만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김 의원은 당시 의원직 사퇴를 시사하며 한동안 국회를 떠나 있다가 지난달 10일 국회 국정감사 참여 등을 이유로 의정활동을 재개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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