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김정일보다 더 위험?…英등 4개국 여론조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보다 세계 평화를 더 위협하는 인물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멕시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악의 축(Axis of Evil)’이라고 지목한 나라의 ‘수괴’들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가디언 인터넷판은 3일 이스라엘의 하아레츠, 캐나다의 라 프레스 및 토론토 스타, 멕시코 레포르마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기관 ICM이 대행한 이번 조사는 4개국 국민 각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됐다.

세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이라고 지목된 인물은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87%)이고, 부시 대통령(75%)과 김 위원장(69%)이 뒤를 이었다. 부시 대통령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 영국 응답자는 고작 10%에 불과했다.

미국과 이라크전쟁을 함께 치른 영국에선 응답자의 69%가 9·11테러 이후 미국 외교정책이 세계를 ‘덜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이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답변은 7%로 나타났다.

캐나다 응답자의 62%와 멕시코 응답자의 57%는 미국 외교정책이 세계를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이스라엘에서도 36%가 부시 대통령이 세계를 더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답변은 25%였다.

이라크전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평가는 냉담했다. 영국(71%), 멕시코(89%), 캐나다(73%) 응답자는 이라크 침공이 정당하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이스라엘에서만 응답자의 59%가 이라크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