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목사 “야당 지금처럼 하면 국민에 희망 못준다”

  • 입력 2006년 10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25일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민주화 운동가 출신 인명진 목사.안철민 기자
25일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민주화 운동가 출신 인명진 목사.안철민 기자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감동이 있는 정치를 보고 싶다.”

25일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에 정식 위촉된 인명진(61) 갈릴리교회 목사는 “거꾸로 백성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나라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서 위원장직 제의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당헌 당규를 위반하거나 비위가 있는 당원에 대한 징계를 심의 및 의결하는 당 윤리위원장에 비당원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인 목사는 1970년대부터 노동운동에 헌신해 온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인사로 긴급조치 위반, YH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 등으로 4차례 투옥됐고 1987년 6월 민주항쟁 때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을 지냈다.

인 목사는 이날 갈릴리교회에서 기자와 만나 “나는 한나라당에 참 한(恨)이 많다. 과거 내가 고생했던 일에 연루된 사람들이 아직 한나라당에 꽤 있다”며 “어머니와 교회 신도들이 ‘왜 하필 한나라당이냐’며 반대해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9월 초 제의를 받은 뒤 계속 고사했지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찾아와 “많은 분들이 한나라당이 썩었다고 하는데 교회가 진정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면 썩은 곳에 필요한 것 아니냐”며 간곡히 요청해 수락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치열함이 없고 가만히 앉아 반사이익만 기다리며 지역을 기반으로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이 한나라당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재시절 국민은 야당을 보며 희망을 가졌다. 지금 국민에겐 희망이 없다”며 “야당이라도 제대로 됐다는 말을 들어야 국민이 작은 희망을 갖고 산다”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는 국회에서 인 목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소속 의원과 단체장들이 잘못을 하면 지도부까지 사회봉사 등으로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 목사의 제안에 대해 “앞으로 한나라당 국회의원,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이 과실을 범할 땐 공동 책임을 지우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