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긴급현안질의 한때 중단 소동

  • 입력 2006년 10월 12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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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실시된 북핵실험 관련 국회 긴급현안질의가 임채정 국회의장의 발언으로 개회 직후 중단되는 소동을 겪었다.

임 의장은 한나라당 의원총회로 인해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가 1시간 가량 지연된 뒤 열리자 개회발언을 통해 "중차대한 사안의 긴박성을 감안해 국정감사까지 연기하면서 실시하는 본회의가 어느 한 당의 의원총회 때문에 1시간이나 미뤄진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즉각 "우리가 놀다 왔느냐", "의장은 체통을 지켜라", "임 의장은 사과하라"면서 강력히 반발했고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어수선해졌다.

임 의장은 "의회의 기본질서도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소리하고 있어. 1시간씩이나 연기하면서 이야기가 있어야 할 것 아니야. 말들 하는 것 봐. 양당 대표 나오라"며 다소 감정이 섞인 듯한 어조로 맞섰다.

임 의장은 이어 고함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긴급현안질의를 진행시켰고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이 질의에 들어갔으나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 등이 단상에 올라와 임 의장에게 사과를 요구, 어수선한 분위기는 진정되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 전원은 곧바로 임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뒤 예결위 회의장에 모여 의원총회를 벌였고 배 의원의 질의가 끝난 오후 3시반경 긴급현안질의는 중단됐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를 만나 본회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고, 한나라당은 자당 소속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임 의장 대신 사회를 보는 것을 조건으로 오후 4시경 본회의장에 다시 입장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임 의장이 북한 핵실험 같은 중대사안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마저 아무 통보 없이 1시간 지연되자 이를 지적한 것"이라며 "역대 국회의장이 의원에게 따끔한 소리를 다 했는데 그것을 갖고 의총하고, 사과 요구를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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