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경사에 재 뿌리다니” 유엔총장 인준 악영향 우려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경사에 재를 뿌렸다….”

북한이 3일 오후 핵실험 강행 의사를 발표한 직후 외교통상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날 오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4차 예비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사실상 사무총장으로 확정된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핵실험 발표 시점을 이날 오후로 잡지 않았느냐는 것.

외교부의 한 간부는 “북한이 며칠 내로 핵실험을 강행하면 반 장관이 유엔 안보리의 단일 후보로 확정돼 유엔 총회의 사무총장 인준을 받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북한은 미국의 국경일인 독립기념일(7월 4일) 바로 다음 날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정부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의 중간선거(11월 7일) 직전에 핵실험을 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 핵실험도 못 막았다”는 비판을 받게 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남측의 연휴를 노려 충격적인 발표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핵실험 의사 천명을 한 3일은 개천절이며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날. 북한은 지난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0일 핵 보유 선언을 한 바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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