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 “운동권 출신 정치인 법원 신뢰안해”

  • 입력 2006년 9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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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사진) 대법원장은 18일 “과거 법원이 정권 유지의 도구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1960년 이후 법정에서 노래를 부르고 신발을 벗어 던지던 사람들이 정치권에 진입해 지금 국정을 움직이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법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대구고법과 대구지법을 초도순시하는 자리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이같이 밝혔다.

과거 사법부의 ‘원죄’ 때문에 국민뿐만 아니라 운동권 출신이 대거 진출한 지금의 정치권으로부터도 불신을 받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 대법원장은 “법에 의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나라는 혁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면서 “영국이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혁명을 거치지 않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사법부가 역할을 제대로 했기 때문”이라며 법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구속 및 압수수색영장 발부 문제에 대해서도 “판사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영장을 발부한다. 구속적부심을 통해 며칠 뒤 석방될 것을, 또 한 달 뒤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을 왜 구속영장을 발부하느냐”며 영장 발부를 신중히 할 것을 거듭 주문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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