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하 핵실험 시 10kt급 이상일 것"

  • 입력 2006년 8월 28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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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할 경우 그 위력은 적어도 10kt(킬로톤=1000t)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연구위원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연 또는 인공지진파와 핵실험파는 엄연히 구별된다"면서 "북한이 제대로 된 핵실험을 한다면 10~15kt, 어쩌면 20kt 이상 위력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핵실험 여부는 지진파 측정과 함께 방사능 유출, 관련 장비 유입 등을 관찰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차량 움직임만으로는 (핵실험 준비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최근 감지된 인공지진파도 핵실험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도 25일 오후 북측에서 지진파가 탐지됐지만 핵실험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이번 지진파의 폭발규모는 2t 정도, 진도는 1.7~2.0 정도로 관측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비해 1950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와 '팻맨'의 파괴력은 각각 13kt과 22kt 수준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아무리 지하 핵실험을 하더라도 방사능과 크립톤 등이 대기 중으로 유출돼 한반도 상공의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핵실험 여부는 물론 성공 정도, 위력, 핵무기 개발 수준을 1주일 안에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지하 핵실험 시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주장은 잘못이며 넉넉잡아 2주일이면 한·미 군사당국이 정밀분석까지 끝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1994년 이전에 생산된 핵을 쓸 텐데 10년 이상 된 핵 물질과 장비의 신뢰성 평가가 제대로 됐을지,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기폭장치를 갖췄을지 의문"이라며 '최후의 카드'인 핵실험을 감행하려면 성공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나 기술자들은 실험 실패의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핵실험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한반도 지질 상 지하 핵실험 후 지하수를 포함한 주변 지역 오염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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