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선 “친미” 세종로선 “반미”

  • 입력 2006년 8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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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 잡힌 한총련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모여 집회를 여는 도중 한총련 학생 10여 명이 푸른 빛깔의 한반도가 그려진 단일기를 들고 지나가자 충돌이 벌어졌다. 변영욱 기자
멱살 잡힌 한총련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모여 집회를 여는 도중 한총련 학생 10여 명이 푸른 빛깔의 한반도가 그려진 단일기를 들고 지나가자 충돌이 벌어졌다. 변영욱 기자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그동안 반미와 친미로 의견이 맞서 대립해 온 단체들이 각각 광복절 기념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한국 등 이웃 나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날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일본의 우경화를 비난했다.

라이트코리아,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여성모임’ 등 15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범보수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광복 61주년 및 건국 58주년 기념 8·15국민대회’를 개최했다.

1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이 집회에서 강승규 라이트코리아 공동대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는 침묵하는 노무현 정권은 북한 편”이라며 “지금은 전시작전권을 환수할 때가 아니라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퍼주기식 대북 지원 중단 등도 요구했다.

한편 ‘6·15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통일연대)’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등 7000여 명(경찰 추산)은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앞에서 ‘8·15 자주평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주한미군 철수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전시작전권 환수 등을 외치며 “광복 후 61년의 분단사를 우리 손으로 청산하자”고 주장했다. 집회 중 한 참가자가 가로 7m, 세로 12m의 모형 성조기를 찢기도 했으며 오후 3시 반경에는 1000여 명이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시위 도중 부상한 뒤 1일 숨진 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 조합원 하중근 씨의 사망 경위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함께 요구했다.

이날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난하는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통일연대와 한총련 소속 3000여 명은 이날 일본대사관 앞에서 ‘고이즈미 신사참배 규탄대회’를 열고 일본 군국주의의 우경화를 비판했다.

13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일행동네트워크’도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의 국세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일본 총리가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주변국의 주권을 짓밟은 침략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평소 정치사회적인 이슈에 보수적 주장을 펴 온 HID특수임무청년동지회는 독립운동가의 영정을 실은 차량 3대를 동원해 서울 시내를 돌며 퍼레이드를 벌인 뒤 오후 1시경 주한 일본대사관 뒤편 도로에서 독립운동가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군복 차림의 고이즈미 총리 인형을 목검으로 내리치는 극렬한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가 열리는 동안 세종로 일대 2∼4개 차로가 통제돼 인근을 지나는 차량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137개 중대 1만3700여 명의 전·의경을 동원해 집회를 관리하고 시설을 경비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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