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4대그룹 총수 만난다…“靑뭐라하든” 뉴딜행보 박차

  • 입력 2006년 8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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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8일 정책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 오해진 당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장, 김 의장, 이 회장, 이계안 의장비서실장. 김경제  기자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8일 정책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 오해진 당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장, 김 의장, 이 회장, 이계안 의장비서실장. 김경제 기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경제 5단체와의 정책간담회에 이어 4대그룹 총수들과의 개별회동에 나선다.

본보 취재 결과 김 의장은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기로 합의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여당 대표가 대기업 총수들과 개별적으로 만나는 일은 이례적이어서 향후 정치권과 재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 “신규 투자-규제완화 등 논의”

재계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제의로 이달 20일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김 의장과 4대 그룹 총수가 만난다.

여당이 개별 회동을 제안한 것은 대기업으로부터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기업에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반발에 대해 신규투자 유치라는 ‘실적’으로 대응하면서 김 의장과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장 비서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투자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기업 총수와 신규투자와 규제완화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대 그룹도 김 의장과의 만남에 앞서 구체적으로 추가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여당에 건의할 각종 현안도 함께 정리하고 있다.

○ “구체적 약속 나오면 재계 요구 수용”

김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8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회관을 방문해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회장단과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고 제도적 장치를 개선할 테니 경제인들은 그 멍석 위에서 마음껏 춤을 춰 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는 “투자를 거스르는 족쇄(규제)를 풀어주면 여러분은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공격적으로 신규 투자에 나서 달라”며 “그래야 기업도 살고 우리 사회도 발전하며, 경제인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경제계가 구체적으로 약속을 해 주면 그동안 경제계가 요구해 온 제안을 통 크게 수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뉴딜’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

김 의장이 ‘기업친화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당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득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김 의장의 친기업적 ‘뉴딜 구상’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했다”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여당 의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당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마음대로 한다고 하는데 당은 마음대로 한 것이 없느냐. 뉴딜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과 맞는 거냐. 당정협의도 없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는 것.

여권 내의 ‘실용파’는 “청와대와 당내의 이른바 ‘개혁파’를 어떻게 설득하면서 정부와 정책 조율을 할 수 있느냐가 ‘뉴딜 구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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