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관 부처나 다른 부처 관료 출신은 42명으로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본보 취재팀이 11일 문화관광부가 국민생활체육협의회(국체협) 회장으로 선임된 한나라당 이강두 의원의 승인을 거부해 파문을 빚은 것을 계기로 공모 및 추천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관장을 선정하도록 돼 있는 정부 산하기관을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다.
○ 시민단체 출신 3명
노무현 정부는 정부 산하기관장의 낙하산 인사, 밀실 인사 논란을 막고 임명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2004년 4월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해 기관장 공모를 의무화했다.
현재 대상 기관은 92개. 이 중 열린우리당이나 새천년민주당 또는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 등 김대중 정부 이후 여권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기관장은 15명(16.3%)이었다. 또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거나 현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6명(6.5%)이었다.
관료 출신은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42명(45.6%)이었다. 이 중 36명은 해당 기관의 소관 부처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는 산하 기관 7곳 가운데 5곳의 기관장이 건교부 고위직 출신이었으며, 노동부 산하기관 6곳 중 4곳의 기관장이 노동부 고위직 인사 출신이다.
반면 외부 전문가 출신으로는 LG아트센터 운영국장을 지낸 김주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 대표이사를 지낸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삼성SDS 시니어 컨설턴트를 지낸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장 등 13명(14.1%)에 불과했다.
시민단체 출신은 3명(3.3%)이었다.
○ 공모제의 허점
김명곤 문화부 장관은 이강두 의원의 국체협 회장 취임 승인 거부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들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정치인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정부가 해명해 온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자 “능력과 인품을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잘 훈련된 인물을 등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체협은 공기업이 아니고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이들 공기업과 평면 비교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부가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
기관장 공모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여 인사 자리 챙기기, 퇴직 관료 밀어넣기의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배경에는 ‘코드 인사’를 우선하는 행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비판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일부 권력 핵심의 행태가 공모제를 코드 인사의 ‘들러리’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로 인해 기관장 공모에 응모했던 인사들을 포함한 여권 주변부에서까지 정권에 대한 냉소적 분위기가 팽배해지는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계명대 행정학과 김복규 교수는 “산하기관장을 공모할 때 지나친 정치적 임용을 막기 위해 전문가의 정의와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그 범위에 맞는 전문가만 공모하고 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권력입김 여전… 추천위는 들러리”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정산법)의 적용을 받는 정부 산하기관이 새로 기관장을 선정할 때는 이사회에서 5∼15명으로 기관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며, 이때 위원 중 절반 이상은 법조 경제 언론 학계 노동계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인을 선임해야 한다.
권력기관 등 외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공정한 인사를 뽑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 추천위원회에 참여했던 민간 위원들은 “생각만큼 뜻을 주장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추천위원이었던 유재섭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추천위는 요식 절차에 불과하다. 제도는 만들었지만 시행은 사실상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산하기관 임원직을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의식을 버려야 제도의 취지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정산법 적용 대상 기관은 아니지만 최근 이사장을 공모한 행정자치부 산하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의 경우 “행자부가 이사장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현직 간부를 내정하고 밀고 있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코드 안맞는다고 거부… 강력 대응”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산하 회장단이 이강두(한나라당 의원) 회장 당선자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취임 승인 거부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국체협 산하 16개 시도협의회와 52개 전국종목별연합회 회장단 68명 중 60명은 1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이 회장 당선자와 오찬 간담회를 한 뒤 이 회장 당선자의 취임 승인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이를 문화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조직 안정화를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이 회장 당선자의 취임을 승인해 줄 것을 촉구한다”면서 “정치적 중립이란 명분으로 정치적 개입을 하고 있는 문화부의 이중적 태도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의지가 관철될 때까지 법적 대응과 집단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장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참석자는 “전혀 흠이 없어 (이 회장 당선자를) 추천했고 사상 처음 우리 손으로 회장을 뽑았는데 (정부가) 이른바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거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적용대상 기관(92곳) 기관장 현황▼
공석(4명)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생활체육협의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정치권 인사(21명) 기관 기관장 주요 경력 88관광개발(주) 김기영 열린우리당 정무위 부위원장 국립공원관리공단 김재규 민주당 부산금정을지구당위원장 국민체육진흥공단 박재호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후보 기술신용보증기금 한이헌 민주당 부산시장후보 대한장애인체육회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 대한지적공사 공민배 17대 총선 출마 대한체육회 김정길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독립기념관 김삼웅 아태평화재단 기획조정실장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박판영 노무현대통령후보 자문교수단 신문발전위원회 장행훈 아태재단 사무총장 한국과학문화재단 나도선 열린우리당 과기정보특위원장 한국노동교육원 선한승 노무현대통령후보 노동특보 한국방송광고공사 정순균 노무현대통령후보 언론특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유대운 민주당 서울시의원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박금옥 대통령총무비서관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회 열린우리당 정책위 부의장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영탁 17대 총선 출마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박은수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한국사학진흥재단 김학민 노무현대통령후보 선대위 한국마사회 이우재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환경관리공단 손주석 노무현대통령경선후보 조직기획실장 내부 승진(9명)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최상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자문위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박달영 한국가스공사 생산본부장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본부장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황대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초대이사 한국수출보험공사 김송웅 한국수출보험공사 부사장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신원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위원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센터 본부장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이홍섭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단장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유명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 외부 전문가(13명) 아리랑국제방송 장명호 MBC 감사 신문유통원 강기석 경향신문 편집국장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이명호 삼성SDS 시니어 컨설턴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김주호 LG 아트센터 운영국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병익 문학과지성사 전 대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서병문 삼성전자 부사장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임동훈 EBS 부사장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김하경 나주종합병원 원장 한국소비자보호원 이승신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고현진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 대표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송금실 삼창기업 전무 한국영상자료원 이효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한국주택금융공사 정홍식 한국주택은행 부행장 관료 출신(42명) 광해방지사업단 최종수 산림청장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정채융 행자부 차관보 교통안전공단 박남훈 건교부 수송정책실장 국민연금관리공단 김호식 해양수산부 장관 근로복지공단 방용석 노동부 장관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박인철 기획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장 대한주택보증(주) 박성표 건교부 기획관리실장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하태신 경기지방경찰청장 부산항만공사 추준석 중소기업청장 산업기술시험원 홍종희 산자부 기술표준원 부장 산재의료관리원 최병훈 노동부 기획관리실장 선박검사기술협회 김성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신용보증기금 김규복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에너지관리공단 김균섭 산자부 관리관 예금보험공사 최장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요업기술원 오유근 요업기술원 공업연구관 인천항만공사 서정호 해수부 기획관리실장 전국신용보증재단연합회 이은범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김태현 정통부 차관 축산물등급판정소 김경남 축산기술연구소 축산기술부장 한국감정원 장동규 건교부 기획관리실장 한국과학재단 권오갑 과기부 차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김창세 건교부 차관보 한국디자인진흥원 이일규 경기지방중기청장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 신영수 경북체신청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경호 보건복지부 차관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윤교원 산자부 기술표준원장 한국산업단지공단 김칠두 산자부 차관 한국산업안전공단 박길상 노동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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