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北, 국제사회 악역 스스로 증명”

  • 입력 2006년 7월 6일 02시 59분


깜짝 놀란 日 호외 발간5일 오후 일본 도쿄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1면 기사로 다룬 신문을 읽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호외를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톱기사로 다뤘다. 도쿄=연합뉴스
깜짝 놀란 日 호외 발간
5일 오후 일본 도쿄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1면 기사로 다룬 신문을 읽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호외를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톱기사로 다뤘다. 도쿄=연합뉴스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은 5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일제히 분석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국 내 대북 여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시시각각 보도한 미국, 일본, 유럽의 주요 언론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국제안보 전문가인 짐 워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대포동2호 시험발사가 실패한 것과 관련해 “북한 미사일이 미국에 즉각적인 군사 위협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면서 “북한이 필요한 미사일 기술을 습득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활동한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은 “부시 행정부는 대북 접근에서 ‘당근’은 없고 ‘몽둥이’만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 그 결과 북한은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치명적인 장거리 미사일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미국이 진지하게 북한과의 협상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수석연구원은 “부시 행정부는 모든 외교협상은 6자회담을 통해 이뤄진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일본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는 “미 본토가 사정에 들어가는 대포동2호 발사가 성공하면 미국과 극도의 긴장관계에 빠질 게 분명하고, 반대로 실패하면 ‘본전도 못 건질 것’이 뻔한데 북한 정권 내부에 이런 계산을 못할 정도로 어떤 사정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행동으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위험한 악역임을 다시 한번 스스로 증명했다”면서 “한국은 미사일 사건 때문에 북한에 대한 원조와 투자를 계속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도 “미사일 발사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던 나라들로부터 맹렬한 분노를 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관심을 한꺼번에 끌어내려면 위기적 상황을 최대한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북한의 판단인 것 같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시 행정부는 위협만 해서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최근 수일 동안 미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는 경계태세를 강화해 왔다”고 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세 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은 대포동2호로 보이며,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시간과 정교하게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방송은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캘리포니아 기지에서 2기, 알래스카 기지에서 9기의 요격 미사일이 발사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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