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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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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12일 “레프코위츠 특사가 다음 달쯤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개성공단에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주한 외교 공관장 75명 및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경의선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이날 “7월 중 레프코위츠 특사가 개성공단에 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레프코위츠 특사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할지는 알 수 없다.
레프코위츠 특사가 4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는 대북 지원이 김정일 정권 유지에 기여하고 북측 근로자에 대한 노동착취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이를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하고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 기고문을 통해 그에게 개성공단을 방문해 실상을 확인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버시바우 대사 등 외교 공관장들은 개성공단에서 전선 생산업체인 부천공업과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태성하타의 생산시설, 현대아산 개성사업소 등을 둘러봤다.
그러나 버시바우 대사는 북측 안내원 김효정(24·여) 씨에게서 미국의 개성공단 지원 의사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난감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씨가 유창한 영어로 “미국이 개성공단을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버시바우 대사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개성공단에) 많은 미국 장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개성공단 진출 업체들의 장비 중 미국에서 만들어져 한국에 수출된 것들이 포함돼 있다는 뜻이다.
김 씨가 지원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자 버시바우 대사는 “어디서 영어를 배웠느냐”고 화제를 돌리기도 했다. 황해북도 사리원사범대에서 영어를 전공한 김 씨는 올해 2월부터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며 외국인 방문자들에게 영어로 개성공단을 홍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개성공단=공동취재단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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