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략 있어야 진정한 지도자” 리콴유 인촌기념 강좌

  • 입력 2006년 5월 20일 03시 02분


코멘트
방한 중인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19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방한 중인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19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리콴유(李光耀·현 고문장관) 전 싱가포르 총리는 “한국이 세계 일류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갈등의 에너지’를 ‘화합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 전 총리는 19일 동아일보와 고려대가 공동 주최한 제20회 인촌기념 강좌에 참석해 “한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에게는 ‘갈등의 국가’로 비친다”면서 “서로 다른 의견과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 간에 합의를 이뤄 내는 일에 국가의 에너지를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노사, 정당 간 갈등에서 발생하는 치열한 에너지를 세계를 공략하는 데 쓴다면 한국은 지금보다 훨씬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방한 후 4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리 전 총리는 이날 고려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글로벌 인재의 확보-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열쇠’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에서 특히 성공국가의 3대 조건으로 ‘리더십’ ‘정권의 안정’ ‘정책의 일관성’을 제시했다.

20세기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이어 “교육과 경제발전을 위한 장기 전략을 세울 줄 아는 지도자가 진정한 리더”라고 밝혔다.

그는 강연에서 “앞으로 30∼40년 내에 ‘중국의 세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중(對中) 경쟁력도 급속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들이 중국의 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키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盧대통령, 리前총리 만나▼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 경험에 기인한 우월감과 패전 경험으로 인한 열등감이 혼재돼 나타나고 있는 행태가 동북아 질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동북아 지역은 역사 문제에서 비롯된 통합과 협력의 장애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