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안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바쁜 발걸음

  • 입력 2006년 4월 26일 2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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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오 후보는 26일 오전 대표최고위원실에서 박근혜 대표로부터 공식 공천장을 받았다.

오 후보는 전날 경선 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유력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22%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껏 고무돼 있으나 사실 본선을 치를 채비는 거의 안돼 있는 실정이다.

당장 선거대책본부를 어떻게 꾸릴 지가 관심사다.

오 후보는 선대위원장과 선대본부장, 대변인 등 3대 주요 포스트에 당내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도 적극 수혈해 최강의 선거사령탑을 꾸리겠다는 생각이다.

고문격인 선대위원장에는 오 후보의 경선 상대였던 맹형규 전 의원 또는 홍준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 중도개혁파인 두 사람을 끌어안음으로써 경선과정에서 부족했던 '당심(黨心)'의 후원을 얻어 총력전 체제로 본선을 치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선거운동을 실무선에서 지휘할 선대본부장에는 원희룡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선의 원 의원은 오 후보와 새정치수요모임의 전신인 '미래연대'에서 같이 활동한 동지이면서 서울 출신(양천갑)이어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 의원도 "오 후보측에서 요청은 있었지만 혼자 결정할 수는 없고 박계동 의원을 포함해 수요모임 차원에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뭐든지 할 의향이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영세 의원도 영등포을 출신에다 당내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꼽히고 있어 선대본부장 후보감으로 꼽히고 있다.

시민단체나 학계 등 외부 인사를 영입해 공동 선대본부장을 맡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 정권에 부정적이면서도 한나라당에도 비판적인 중간 지대의 유권자를 겨냥하자는 취지다.

대변인은 본선 상대로 유력한 우리당 강금실 예비후보가 여성인 점을 감안, 나경원 이혜훈 의원 등 여성 의원에게 맡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남성 대변인이 될 경우에는 오 후보와 친분이 있는 권영진 노원을 당원협의회장의 낙점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계동 의원도 경선 과정에서 꾸준히 '외부영입'을 주창하며 오 후보의 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만큼 중요한 역할이 주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오 후보는 현재 박 의원이 물려준 여의도 잠사회관 사무실을 쓰고 있으나 '강북개발' 공약의 상징성을 위해 강북으로 사무실을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음은 대표실 앞에서 오 후보를 기다리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홍준표 맹형규와 만날 계획은…?

"공천장 받고 찾아뵐 예정이다. 선대위원장 제의를 먼저 하는 게 도리인지 망설여져서…. 맹 선배와는 경선 중에도 따로 식사 한번 했다. 그 당시는 내가 안될 가능성이 높은 때라서 안되면 누가 되더라도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었다."

-캠프 구성은…?

"오늘은 힘들고 사흘은 걸릴 듯하다. 그동안 박계동 선배가 사실상 선대본부장 역할을 해줬다. 지구당 면담 약속 등도 박 선배 캠프에서 해준 것이다. 장소만 빌려준 것이 아니라 조직까지 빌려주셨다."

-선거캠프 사무실은…?

"150~300평은 돼야 하는데, 이 시장 때도 그 정도 규모는 됐다고 하더라. 지금 있는 곳은 좁다. 상징적인 의미로 강북 쪽에 캠프를 차릴 생각이다."

-당내에서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많은데….

"무조건 찾아 뵙고 인사드린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돕겠단 이야기했다. 다른 후보를 도왔던 분들을 중심으로 찾아뵐 계획이다. 당내를 추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오늘 내일은 거기에 주력할 것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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