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 현행범으로 체포돼

  • 입력 2006년 4월 21일 17시 38분


지난밤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있는  조재환 민주당 사무총장의 트렁크에서 발견된 4억원과 사과상자를 21일 오후 서울경찰청에서 공개했다. 조재환 사무총장은 최낙도 전 의원에게서 '김제시장 공천을 받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4억원이 든 사과상자 2개를 넘겨받은 혐의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원대연기자
지난밤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있는 조재환 민주당 사무총장의 트렁크에서 발견된 4억원과 사과상자를 21일 오후 서울경찰청에서 공개했다. 조재환 사무총장은 최낙도 전 의원에게서 '김제시장 공천을 받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4억원이 든 사과상자 2개를 넘겨받은 혐의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원대연기자
20일 오후 9시 49분 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호텔 컨벤션센터 앞에서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던 그랜저TG 승용차를 차량 2대가 가로 막았다.

차량 2대에서 내린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 소속 경찰 4, 5명이 승용차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 승용차의 트렁크에서 사과상자 2개가 발견됐다. 각각 2억 원씩, 모두 4억 원이 들어 있었다.

이 승용차의 운전사는 민주당 조재환(趙在煥·57) 사무총장이었다. 조 총장의 얼굴은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다.

조 총장은 이날 오후 8시 20분경 이 호텔에 도착해 지하1층 식당에서 최락도(崔洛道·68) 전 의원을 만났다. 12·13·14대 의원을 지낸 최 씨는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전북 김제시장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 씨는 식사를 마친 뒤인 오후 9시 반 경 조 총장에게 승용차 열쇠를 받아 고향 후배인 고향 후배인 신모(51) 씨에게 줬다. 신 씨는 조 총장의 승용차에 '돈 상자'를 실었다

이에 앞서 최 씨는 17일 조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 약속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15일 신 씨에게 현금 4억 원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했다. 신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빌린 수표를 자신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직원들을 시켜 모두 1만 원짜리 현금으로 바꿔오도록 했다.

20일 오후 1시 반경 신 씨는 김제시 시민운동장의 테니스장 근처 주차장에서 최 씨의 수행비서였던 문모(42) 씨와 함께 뭉칫돈을 사과상자에 차곡차곡 담아 자신의 에쿠스 승용차에 실었다. 신 씨는 이날 오후 3시경 김제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최 씨를 만나 자신의 승용차로 상경했다.

이들이 상경할 쯤에 경찰에 첩보가 접수됐다. 경찰은 17명을 호텔 부근에 배치했다.

'할 일을 한' 최 씨는 조 총장에게 다시 열쇠를 건넨준 뒤 신 씨의 승용차가 아닌 다른 에쿠스 승용차를 이용해 오후 9시 40분경 호텔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최 씨가 탄 승용차를 검문했으나 최 씨를 체포하지는 않았다.

수사 실무자는 "최 씨를 현장에서 체포할 것인지 많이 망설였다"면서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소란이 벌어지면 '큰 일'을 그르칠 수 있어 참았다"고 말했다.

화보보기 : 꼬마 차떼기당 현장 화보

상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조 총장은 최 씨가 떠난 뒤 10여 분이 지나 호텔을 나서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트렁크에 선물을 싣는다고 해 열쇠를 건넸을 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사무총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최 씨를 출국금지했다. 최 씨는 사건 직후 잠적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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