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터 농수로 폐쇄, 주민과 충돌

  • 입력 2006년 4월 7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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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방부의 평택미군기지 농수로를 폐쇄에 맞서 주민과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 농수로에서 지역 진입로를 차단하자 국삭기 진입을 위해 경찰이 시위대를 끌어내고 있다. 민주노총 한 노조원이 논바닦에 누워 경찰의 연행에 항의하고 있다. 홍진환기자
7일 국방부의 평택미군기지 농수로를 폐쇄에 맞서 주민과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 농수로에서 지역 진입로를 차단하자 국삭기 진입을 위해 경찰이 시위대를 끌어내고 있다. 민주노총 한 노조원이 논바닦에 누워 경찰의 연행에 항의하고 있다. 홍진환기자
국방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지역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농로에 이어 농수로 폐쇄작업을 벌여 주민들과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국방부 측 용역직원 등 8명이 부상했고 팽성대책위원회 홍보부장 장모(34) 씨 등 주민 31명이 연행됐다.

국방부는 7일 굴착기 3대, 레미콘 6대 등 중장비와 용역직원 750여명을 동원해 기지 이전 지역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함정리와 도두리, 신대리 등 3개리 농수로 3곳의 폐쇄작업을 벌였다.

기지이전 지역 농지 285만평은 인근 진위천과 안성천에서 물을 끌어와 농사를 짓고 있으며 농수로가 차단될 경우 모내기 등 앞으로의 농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 10분경 레미콘 차량을 동원, 함정리 콘크리트 농수로(폭 1.5m, 깊이 70㎝) 10m구간에 빨리 굳고 강도가 높은 조강시멘트를 부어 1시간반만에 농수로를 폐쇄했다.

또 오후 5시경에는 폭 3m짜리 도두리 농수로 10m구간도 콘크리트를 부어 폐쇄했다.

2개 현장에는 주민 20~30명씩 몰려 흙을 던지며 항의했지만 경찰이 진입을 막아 중장비 작업을 막지 못했다.

국방부는 농수로를 폐쇄하고 물길을 배수로 쪽으로 돌려 농지에 물을 못 대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오전 9시경 함정리 마을 초입에서는 미국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와 팽성 주민 40여명이 승용차 7대를 세워놓고 국방부 측의 진입을 막으며 2시간여동안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국방부측은 우회 농로를 이용해 함정리와 도두리 작업지점에 도착했다.

국방부는 대추분교 인근 대추리 들판에서도 굴착기 1대와 불도저 2대로 농로 폐쇄작업을 병행했다.

국방부는 불도저로 논두렁을 밀어내는 한편 굴착기로는 농로를 연결하는 다리(폭 6m, 길이 20m)를 부쉈으며, 양수펌프장 대형관(지름 20㎝)에 6,7군데 구멍을 내 이용을 못하도록 했다.

대추리에서는 문정현 신부와 주민 30여명이 불붙은 볏짚을 던지고 불도저에 올라가 작업을 저지하는 등 충돌을 빚어 주민 7명과 용역직원 1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57개 중대 5700여명의 병력을 작업현장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15일 논갈이를 봉쇄하기 위해 기지 이전 지역 농지에 길이 30~100m의 대형 골(폭 3m, 깊이 1.5m) 4개를 만들고 파낸 흙으로 농로를 차단해 주민들과 한차례 충돌했었다.

이후 국방부는 불상사를 우려해 논갈이를 막지 않아 주민들은 전체 농지 285만 평 가운데 80만평의 논을 갈았으며 나머지 205만 평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파종을 끝내기로 하고 볍씨를 직파해 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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