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사의 밝힐듯…오늘 盧대통령 귀국직후 면담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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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14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3·1절 골프 파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4일 오전 귀국하는 대로 이 총리와 이병완(李炳浣) 대통령비서실장에게서 부재 중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13일 전했다.

이해찬 총리 ‘3·1절 골프’ 파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 총리가 14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오전 10시경 청와대를 방문해 노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더라도 곧바로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귀국 즉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으로부터 3·1절 골프 모임과 각종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도 보고받을 예정이다.

민정수석실은 이번 골프 모임에서 이 총리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것이나 기업인이 내놓은 돈을 걸고 골프를 친 것은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 귀국 후 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당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외국에 나가 있는 30여 명의 의원에게 긴급 연락을 취해 15일까지 귀국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16일에는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정 의장 측은 “15, 16일경 노 대통령을 면담하기 위해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국민에게 미안하다. 앞으로 신중하고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한다는 자각을 했다”며 3·1절 골프 파문이 불거진 이후 4번째 대(對)국민 사과를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병두·鄭炳斗)는 13일 3·1절 골프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이 총리와 이기우(李基雨)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고발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김정훈 기자 nghn@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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