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80여명 유럽서 난민인정

  • 입력 2006년 2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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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7개국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탈북자 700여 명이 난민 지위(asylum status)를 신청해 이 중 280여 명이 난민 자격을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RFA는 7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신청한 나라는 독일이며 1995년 이후 455명의 북한 국적자가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RFA는 독일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독일 정부는 232명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했거나 그에 준하는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163명의 신청은 기각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경우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약 120명의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신청했으며 25명이 난민이나 그에 상응하는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 밖에 지난 10여 년 동안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나 그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한 나라는 △덴마크(7명) △네덜란드(6명) △벨기에(6명) △스웨덴(5명) △노르웨이(2명)라고 RFA는 소개했다.

탈북자들이 유럽 국가에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사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늘기 시작해 독일에서는 2000년 무려 92명이 신청했고 영국에서는 2004년과 2005년 각각 30명 정도가 신청했다.

유럽 국가와는 달리 미국은 2004년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탈북자의 난민 자격을 사실상 인정하고도 신원 확인과 관련국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단 1명의 탈북자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16일 하원 청문회에서 “난민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가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혀 탈북자를 난민으로 수용할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태국 북부 국경지역의 치앙라이 주 당국은 메콩 강을 통한 탈북자의 불법 입국을 봉쇄하기 위해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방콕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주 당국에 체포된 탈북자가 227명이나 된다면서 탈북자들은 친척들과 살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가 화물선을 타고 메콩 강을 건너 라오스에 들어간 뒤 배편으로 넘어온다고 소개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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