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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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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월 15일 북한 경비정에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61) 씨의 딸 우영(36·사진) 씨가 15일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아버지의 송환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날은 최 씨가 납북된 지 만 19년이 되는 날.
그는 “당시 43세이던 아버지가 지난해 10월에 환갑을 맞았지만 환갑상을 차려 드리고 싶었던 딸의 간절한 소망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는 말로 애끊는 심정을 호소했다.
2000년부터 납북자가족협의회장을 맡아 송환운동을 벌여 온 우영 씨는 지난해 10월 일간신문 광고를 통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송환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뒤이어 경기 파주시 임진각 입구 소나무에 무사 송환을 기원하는 노란 손수건 400여 장을 내걸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찾아갈 수 있는 데는 다 찾아다니며 호소했지만 19년 동안 돌아온 것은 매번 공허한 약속뿐이었다”며 “북한의 반응이 아무리 냉담해도 아버지의 딸이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다. 그는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고 자식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임을 19년 세월 속에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다고 들었다”며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제 아버지를 위해 대통령께서 이 얽힌 매듭을 직접 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납북자 가족에 대한 관심도 부탁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면서도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살아온 지난 세월은 모든 납북자 가족의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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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 씨는 이날 가족과 함께 임진각을 찾아 아버지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의지를 다졌다.
“우리나라가 온통 노란 물결을 이루는 그날까지 저는 희망을 잃지 않고 노란 손수건을 달 것입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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