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대사…김하중 駐中대사 베이징TV에 출연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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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중국 전역에 방영된 베이징TV의 토크쇼에 출연해 뛰어난 기타 연주와 노래 솜씨를 선보인 김하중 주중 대사. 사진 제공 주중대사관
1일 저녁 중국 전역에 방영된 베이징TV의 토크쇼에 출연해 뛰어난 기타 연주와 노래 솜씨를 선보인 김하중 주중 대사. 사진 제공 주중대사관
“내가 전에 말했잖아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김하중(金夏中) 주중 대사의 노래와 기타 연주 솜씨에 중국인들이 녹아났다.

1일 저녁 중국 전역에 방영된 베이징(北京)TV(BTV) 제1채널의 인기 토크쇼 프로그램 ‘TV는 당신과 함께(熒屛連着我和니)’에 출연해 가수 뺨치는 실력으로 애창곡 ‘터질 거예요’를 불러 중국인들을 사로잡았다. 그것도 영어, 한국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BTV가 이날부터 내보낸 특집시리즈 ‘주중 외국대사와의 대담’의 첫 번째 손님으로 초청된 김 대사는 사회자가 “노래를 잘하신다고 들었는데…”라고 권유하자 기타를 잡고 준비한 노래를 불렀다.

김 대사의 프로급 솜씨는 이미 공인된 비밀이다. 1960년대 대학가를 풍미했던 서울대 문리대의 4인조 보컬그룹 ‘엑스타스(그리스어로 황홀이라는 뜻)’를 만든 사람이 바로 김 대사다. 김 대사는 대학 1학년 2학기이던 1965년 말 기타 3명, 드럼 1명으로 보컬그룹을 창단한 뒤 자신이 리드기타를 맡아 비틀스 노래를 주로 연주했다. 그러나 그가 이날 부른 ‘터질 거예요’에 얽힌 사연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40∼60년대 미국의 인기 팝가수 페티 페이지의 ‘Have I told you lately that I love you(내가 전에 말했잖아요. 당신을 사랑한다고…)’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그는 직접 가사를 한국어로 옮겨 보컬활동 때마다 불렀다. 현재 한국 가요책에는 이 곡의 번안자가 ‘무명씨(無名氏)’로 돼 있다고 한다.

서울대 중문과 출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통인 김 대사는 이날 토크쇼에서 유창한 중국어로 자신의 학창시절, 외교관 생활, 중국과의 인연, 한중 수교의 뒷얘기 등을 소개하고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TV는 시리즈 방영에 앞서 지난달 30일 베이징 진타이(金臺)예술관에서 녹화를 마친 30여 개국 대사와 중국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 대사에게 최고 인기상을 수여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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