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내정자 인사청문회 與 '실망' 한나라 '만족'

  • 입력 2005년 11월 1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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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이 되기에 큰 허물은 없다. 그러나 소신 없는 답변 태도는 실망이다.”

본보가 18일 정상명(鄭相明)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15명(열린우리당 8, 한나라당 6, 민주노동당 1)에게 정 내정자가 검찰총장으로 적격인지를 물은 결과 여야를 막론하고 대체로 이 같은 견해를 보였다.

여야 의원들은 정 내정자 부인의 잦은 주민등록 이전과 농지법 위반 사례가 검찰총장이 되는 데 치명적인 결격사유는 아니라고 봤다.

청문회 동안 임동원(林東源) 신건(辛建)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을 집중 비판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특히 정 내정자의 답변이 명쾌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선병렬(宣炳烈) 의원은 “답변에 단호함이 없고 모든 답변을 유보하는 데 대해 상당히 실망했다”고 했고, 양승조(梁承晁) 의원은 “주민등록법 등의 문제는 결정적인 하자라고 생각지는 않는다”면서도 “썩 흡족하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

정성호(鄭成湖) 의원은 “결정적인 하자는 없으니까 임명권자의 임명을 반대할 수는 없지만…”이라고 했고, 우윤근(禹潤根) 의원은 “개인 의견은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 오히려 ‘이해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연희(崔鉛熙) 의원은 “정 내정자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수호한다고 말했는데 신뢰할 만하다”고 긍정 평가했다. 주호영(朱豪英) 의원도 “(정 내정자가) 사석에서는 활발한데 공석에서는 수줍음을 탄다고 한다”며 두둔하는 말을 했다.

그러나 김재경(金在庚) 의원은 “정 내정자가 벌써부터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가 중요한데 청와대의 의중을 너무 잘 헤아려 앞서가는 총장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은 “만약 표결을 한다면 찬성하기는 힘들겠다”고 말했다.

이틀째 계속된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5명의 참고인을 불러 정 내정자의 자질 등에 대한 진술을 들은 뒤 정 내정자에게는 검찰권 독립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수호 의지 등을 따졌다. 정 내정자는 “오직 국민을 위해,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검찰권을 엄정히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법사위는 청문위원들의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21일 본회의에 제출한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가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권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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