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에 ‘지난날의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과거 핑계만 대고 있을 것인지 답답하다. 노무현 정부 들어 실질경제성장률이 3∼4%로 주저앉은 것도 모두 옛 정부 탓인가.
변 장관은 “간신히 2∼3%의 성장이 예측되는데 7∼8% 성장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발표해서는 곤란하다”며 지난 정부의 성장률 뻥튀기도 비판했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매년 7% 성장’을 공약한 것도 ‘곤란한’ 일 아닌가. 현 정부는 해마다 5%대 성장을 공언했지만 한번도 이루지 못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기간에 변 장관은 경제기획원 예산총괄과장에서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까지 정통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고 여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도 거쳤다. 그 당시에 ‘잃어버릴’ 10년을 예감하며 고뇌했는지 궁금하다.
그보다도 현 정부의 경제운용이 ‘더 심각하게’ 잃어버린 5년을 낳지 않을지, 그리고 그 후유증 때문에 우리 경제가 더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지 않을지 변 장관은 걱정해야 한다. 변 장관은 자신이 실무 관료이던 김영삼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정부가 ‘가장 좋은 정책을 편다’고 장담하면서 약간의 속임수를 섞어 경제를 운용해 왔음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의 변 장관 자신은 그렇지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변 장관은 “현 정부는 욕을 먹더라도 후유증을 남길 정책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효율과 낭비가 심한 공공부문을 끝없이 팽창시키고, 국가채무 급증과 적자재정 행진을 가볍게 여기는 정책 태도가 과연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지, 변 장관의 말을 기억하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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