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맥아더’ 발언…野 “與 중진, 反美 선동하나”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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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인 장영달(張永達·사진) 의원이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주장의 민족적 순수성에 대해 깊은 평가를 가지고 있다”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 등 야당이 즉각 이 발언을 비난하고 나서자 열린우리당은 파문의 확산을 막으려 안간힘을 썼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도 진화에 가담했다.

장 의원은 12일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민족 통합을 이뤄 가려는 우리의 노력에 시비하려는 수구세력이 맥아더 동상 논란을 핑계로 우리 정책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도 규제해야 한다”며 이런 말을 했다.

이에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맥아더 동상 대신 북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동상이 있을 것이라는 만화가 있었다.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형렬(金亨烈) 부대변인은 “현 정권의 최고 실세가 반미 감정이 깔려 있는 선동적 발언을 한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도 “집권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도 동상 철거론을 비판했지만 분위기는 한나라당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날 고위정책회의를 주재한 정세균(丁世均) 원내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김성곤(金星坤) 제2정책조정위원장이 “다수 국민은 맥아더 장군을 대한민국이 공산 침략으로 풍전등화의 위기일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고마운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출신인 한광원(韓光元)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침략의 위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당사자가 맥아더 장군”이라고 맥아더 장군을 칭송했다.

또 이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불법적인 동상 철거 시도는 한미 간의 우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숙된 역사 의식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불법 행위’를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청와대도 12일 이 총리와 똑같은 내용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나 이 총리는 동상 철거 시도의 절차적 불법성과 그 역효과에 대해서는 지적했지만 동상 철거 주장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평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장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13일 “발언의 취지는 맥아더 동상 철거운동을 벌이는 분들에게 맥아더의 공과에 대한 학문적인 평가를 선행하고 그때까지는 철거운동을 자중할 것을 제안하고 촉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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