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 異見만 확인…역사인식 합의는 없어

  • 입력 2005년 6월 21일 03시 15분


코멘트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맞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맞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해 2시간 동안 의견을 나눴으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우리 국민은 과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참배 중단을 요구하고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할 제3의 추도 및 평화기념시설 건립을 제안했다.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평화추도 시설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 반대 의견도 있고, 추진하자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일본 국민의 여론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두 정상은 제2기 역사공동위원회를 발족하고 그 산하에 교과서연구위원회를 설치해 양국이 역사교과서를 공동연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관한 사전 실무협의 과정에서 일본 측은 ‘공동연구 결과를 반드시 교과서 기술에 반영하자’는 우리 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회담 후 “역사 인식 문제에서부터 역사교과서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로의 생각을 숨김없이 대화했으나 어떤 합의에 이른 것은 없다”고 발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김포∼하네다(羽田) 항공편을 8월 1일부터 현재 하루 4편에서 8편으로 증편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사람들의 유골 반환과 한국 거주 원자폭탄 피해자 및 사할린 거주 한국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 이은 실무 만찬에서 17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두 정상은 한국 미국 일본 3국이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 핵문제를 풀어 가기로 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