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 “한국에선 의회-정당이 가장 부패”

  • 입력 2004년 12월 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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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민은 정치권을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64개국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글로벌 부패척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1500여 명)은 입법부에 4.5점, 정당에 4.4점을 매기는 등 정치권을 가장 부패가 심하다고 평가했다.

TI는 가장 청렴한 상태를 1점, 가장 부패한 상태를 5점으로 해 6월과 7월 전 세계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한국 국민은 입법부에 대해 아르헨티나 국민(4.6점)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부패 정도가 심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싱가포르 1.6점, 미국 3.2점, 일본 3.7점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입법부와 정당 다음으로 한국 국민이 부패 정도가 심하다고 느끼고 있는 곳은 경찰(3.8), 세관(3.7), 사법기관 언론기관(3.6), 교육기관(3.5) 등이었다. 종교단체도 3.1점으로 세계 평균인 2.7점보다 높았다.

반대로 수도나 전기시설과 같은 공공설비 분야와 등기 및 면허 서비스 분야는 모두 2.5점으로 세계 평균인 3.0점보다 낮았다. 이는 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높음을 보여준다.

반부패국민연대 및 국제투명성기구한국본부는 “정치권뿐 아니라 경찰 언론 종교기관 등 부패 극복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들도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부패국민연대 측은 부패 척결을 위해 △투명사회협약 운동체 구성 △국회투명사회협의회 구성 △유엔 반부패협약의 조속한 비준을 주장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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