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자이툰 부대 방문 스케치

  • 입력 2004년 12월 8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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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은 만의 하나 있을지도 모를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 공격에 대비해 철통 같은 보안 속에 극비리에 이뤄졌다.

자이툰 부대 방문 사실은 노 대통령과 수행원 및 취재기자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특별기가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이륙한지 25분쯤 지난 7일 오후 8시35분경(현지시간) 노 대통령이 기내의 기자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와 방문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에게 미안한 양해의 말을 하나 구하고 싶다, 이 비행기가 서울로 바로 못 간다. 내가 쿠웨이트에 들러서 아르빌을 다녀와야겠다"고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비공개리에 부대 배치가 완전히 끝났다. 그래서 연말을 기헤 아무래도 내가 가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언론이 이라크 방문 사실을 모른 채 노 대통령이 8일 귀국할 것으로 보도한 사실을 염두에 둔 듯 노 대통령은 "8일에 도착한다고 기사를 썼을텐데, 그 오보(誤報)는 국민들이 다 양해하고 받아주지 않겠느냐"며 "빨리 (이라크 방문) 기사를 보내고 싶을텐데 내가 아르빌에서 돌아올 때까지는 도와달라"고 사전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이어 권진호(權鎭鎬)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라크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아르빌을 방문한 뒤 쿠웨이트 공항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며 "특히 기내에서 위성전화를 사용하게 되면 각 정보기관에서 100% 감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달라"고 보안 유지를 각별히 주문했다.

노 대통령이 아르빌의 자이툰부대를 다녀오는 동안 특별기는 쿠웨이트의 알 무바라크 공항에서 7시간 동안 대기했다. 알 무바라크 공항에는 특전사 요원들이 소총(*이들에게 지급된 소총이 어떤 건지 최호원씨에게 확인 바람. 개머리판이 없는 소총임)과 권총, 방탄복 등으로 완전무장한 상태로 특별기 주변에서 삼엄한 경비를 폈다.

한편 마침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도 노 대통령이 알 무바라크 공항에 도착하기 2시간 전에 전용기를 타고 이곳에 와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뒤 돌아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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